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안영진)는 19일 세계 최대 휴대전화 칩 제조업체인 퀄컴이 불공정거래 행위로 인한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퀄컴의 청구를 기각했다.
퀄컴은 2004년 4월부터 삼성전자·엘지(LG)전자·팬택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경쟁사 모뎀칩을 쓰면 로열티를 더 받았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에는 2000년 7월부터 모뎀칩 수요 가운데 일정량 이상을 자사 제품으로 구매하는 조건으로 분기당 수백만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이에 공정위는 퀄컴에 2009년 7월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2732억원의 과징금을 납부하라고 명령했고, 퀄컴은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차별적 로열티에 대해 “거래 상대방에 따라 가격을 차별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 행위”라고 판단했다. 조건부 리베이트에 대해서도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에 대해 사실상의 구속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날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취소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했다. 공정위는 인텔이 2002~2005년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등 국내 피시 제조사들에 경쟁사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각종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2008년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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