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점포수 늘리기 경쟁 속에서 점포당 수익 악화와 가맹점주와의 불공정 계약 논란을 빚고 있는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저수익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전국 7270개 점포 가운데 매출과 가맹점주 수익을 고려해 500개를 순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매출 감소로 인해 생활고를 겪고 있는 가맹점주들이 중도 폐점을 원할 경우 매출 위약금을 전액 면제해주기로 했다. 그동안 많은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적자를 보면서도 수천만원에 이르는 위약금 때문에 영업을 그만두지 못해 ‘노예 계약’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밖에도 세븐일레븐은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점포 화재 및 현금 도난 관련 보험료도 본사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또 본사와 가맹점주가 수익 배분율에 따라 각각 부담해온 위탁가맹점(본사가 점포를 임차하고 가맹점주가 위탁경영하는 점포)의 점포 월세 인상분도 본사가 100% 부담하기로 했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3일 가맹점주와 상생을 위한 제도개선안과 150억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상생 프로그램에는 가맹점주 민원 관련 자율분쟁해결센터 운영, 콜센터 운영, 우수점주 휴가 및 해외견학 지원, 가맹점주 자녀 학자금 지원 및 채용 우대 등이 포함됐다.
소진세 코리아세븐 사장은 “상생을 최우선 방침으로 정하고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 개선을 위해 많은 연구와 대내외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나은 제도나 새로운 상생 방법이 도출된다면 검토 후 즉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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