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CJ그룹 경영정상화 전념’ 밝혀
지난주엔 ‘회장직 계속 수행’ 비쳐
태도변화 배경 싸고 추측 무성
지난주엔 ‘회장직 계속 수행’ 비쳐
태도변화 배경 싸고 추측 무성
이재현 회장의 구속 이후 씨제이(CJ)그룹 경영위원장을 맡은 손경식(사진) 대한상의 회장이 돌연 회장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 회장은 지난주 씨제이그룹 경영위원장을 수락하면서 대한상의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갑작스런 사의 표명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손 회장은 8일 서울상의 회장단과 각 지역 상의 회장 등 20명이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대한상의 회장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 회장은 사의표명 이유에 대해 ‘씨제이그룹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손 회장은 외조카인 이재현 회장 구속 다음 날인 2일 씨제이그룹 경영위원장을 맡을 때까지만 해도 대한상의 회장직을 계속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시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어서 큰 변화가 없다. 다만, 해외행사나 대통령 주관 행사 등을 제외한 국내 행사 참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좌장이 탈세 등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의 구원투수로 나서는 게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대한상의 회장은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해 대통령의 국외순방에 동행하는 등 상징성이 큰 자리다. 그런 자리에 있는 손 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첫 대기업 수사로 오너가 구속된 기업의 경영을 이어받는 것은 재계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을 내려놓지 않는 게 더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의 건강 문제가 손 회장의 사의표명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구속된 이 회장의 상태가 ‘옥중경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악화돼, 손 회장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어 대한상의 회장직 병행을 접었다는 것이다. 씨제이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날 “현재 이 회장은 말기 신부전증으로 신장 기능이 정상인의 10% 이하로 떨어져 있고, 손과 발의 근육이 점점 위축돼 정상적인 보행이 힘들어지는 유전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CMT)’병 증세가 현저히 진행되고 있으며,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복합적으로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장이식을 위해 지난해 8월께 가족들 중 신장 공여자로 누가 적합한지 검사를 진행했고, 아들 선호군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유전적으로 아들도 신장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수술을 미뤄왔다. 지난 5월 초 주치의가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수술을 권유해 날짜를 조율하던 차에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회장단의 만류로 다시 고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 회장의 의지가 강해 이르면 9일 사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손 회장은 2005년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세차례 연임중이며, 이번 임기는 2015년 4월까지다.
유신재 이정훈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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