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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CJ 이어 SK도…경력단절 여성 사회진출 ‘손짓’

등록 2013-07-23 20:48수정 2013-07-23 21:48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왼쪽)과 하성민 에스케이(SK)텔레콤 대표이사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여성가족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서명한 협약서를 보여주고 있다. 뉴스1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왼쪽)과 하성민 에스케이(SK)텔레콤 대표이사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여성가족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서명한 협약서를 보여주고 있다. 뉴스1
SKT-여성부, 350명 채용 협약
복리후생 동일 정규직시간제
“일자리 해법 아냐” 우려 목소리
결혼과 출산·육아 등으로 회사를 그만뒀던 여성들이 ‘워킹맘’으로 돌아오고 있다. 여직원들의 결혼·출산을 반기지 않던 기업들이 지금은 오히려 이들을 향해 손짓한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늘리라고 하는 시간제 일자리가, 육아를 하면서 일을 하고 싶지만 경력 단절과 종일 근무를 하지 못하는 한계로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라서다. 그러나 정부 입맛에 맞추려는 ‘반짝 이벤트’ 성격이 짙고, 양질의 여성 일자리를 확대하는 근본 해법은 아니라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에스케이브로드밴드(SKB)는 23일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민·관이 함께 경력단절 여성 350명을 뽑아 직업교육·훈련을 시켜 에스케이에 재취업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에스케이티는 상품·서비스 상담을 하는 자회사 서비스탑㈜과 서비스에이스㈜에서 일할 콜센터 직원 250명을 뽑는다. 기존에 일하던 직원 4000여명과 동일한 복리후생, 승진 기회 등을 제공받는 정규직이다. 다만 근무시간은 절반인 하루 4시간(주 20시간)이다. 가사·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에스케이비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등의 신청 접수, 개통, 장애처리를 담당하는 협력업체인 행복센터 정규직 100명의 취업을 알선한다. 한국폴리텍대학에 무료 훈련과정을 개설해 우선 20여명을 취업시킨 뒤, 오는 11월께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경력단절 여성 취업지원서비스인 ‘새일센터’를 통해 80여명을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에스케이티 관계자는 “기존 상담직원 4000여명 가운데 기혼여성 비율이 30% 정도인데, 결혼·출산·육아 경험을 가진 여성들이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나고 감성이 풍부해 상담 업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티 쪽은 전화 상담이 몰리는 점심시간 등에 직원을 추가투입시킴으로써, 노동강도가 줄고 상담 품질은 높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씨제이(CJ)그룹도 경력단절 여성을 뽑는 ‘리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해, 평균 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냈다. 씨제이는 마케팅, 법무, 홍보, 디자인 분야에서 전일제, 시간제(하루 4시간) 정규직을 모집했다.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 대기업 사무직으로의 재취업은 쉽지 않은 탓에, 지원자 가운데는 고학력자, 전문 자격증 보유자도 많았다. 한국야쿠르트는 석달간 운영한 자체 온라인 구직사이트가 월평균 10만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할 정도로 주부 구직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는 보도자료를 지난 22일 내놨다. 이른바 ‘야쿠르트 아줌마’가 하루 6.5시간을 일하고 월평균 170만원을 버는, 괜찮은 시간제 일자리임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통계청이 지난해 2분기에 실시한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조사자료를 보면, 15~54살의 기혼여성 974만7000명 가운데 20.3%(197만8000명)가 결혼, 임신, 출산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결혼(46.9%), 육아(24.9%), 임신·출산(24.2%)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정연 여성가족부 사무관은 “육아 부담 탓에 전일제보다는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력단절 여성들과, 정부 정책에 호응하려는 대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최근 시간제 일자리 채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여성들을 위한 채용관을 만드는 협약을 온라인 구직 사이트인 ㈜아르바이트천국과 맺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의 이런 움직임이 단기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여성 시간제 일자리 대부분은 마트 판매원, 계산원 등 비정규직인데다가 대기업 여성임원 비율이 1%대일 정도로, 일하는 여성의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여성고용문제 전문가는 “기업들의 여성 시간제 일자리 늘리기는 일회성 사업이 되기 쉽다. 차라리 정규직 여성 채용을 늘려서 육아기간 동안만 탄력근무시간제를 확대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지적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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