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래소 이사회서 분리 결정
지배구조 개선해 중기 중심 운영
지배구조 개선해 중기 중심 운영
정부가 코스닥시장의 의사결정기구인 코스닥시장위원회를 한국거래소 이사회로부터 떼어내 독립 기구로 만들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5일 코스닥시장이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자본시장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최근 코스닥시장이 업력이나 외형 위주의 중견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운영 방식이 유가증권시장과 동질화되면서 본래의 역동성이 떨어졌다”고 개편 취지를 설명했다.
개편안은 거래소 이사회 산하의 코스닥시장위원회를 분리해 전문성과 차별화를 강화시키는 게 핵심이다. 지금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은 거래소 이사인 코스닥시장본부장이, 위원 4명은 거래소 사외이사가 각각 겸임해왔다. 이런 구조가 코스닥시장이 본래의 특성에 맞게 독자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유가증권시장과 동질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개편안은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의 3분의 2 이상은 외부기관에서 추천받고 위원장(비상임)도 코스닥시장본부장이 겸임하는 대신 외부기관 추천 위원 중 1명을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위원 수도 기존의 5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5명 이상을 외부기관에서 추천하되, 금융시장과 중소기업, 투자자 등의 의견이 골고루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위원 4명 가운데 3명이 경제·경영학 전공 교수, 연구원이다.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거래소 이사회 아래로 편입된지 8년 만에 떨어져 나오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코스닥시장의 개인 투자 비중은 90%에 이른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외면해온 코스닥시장의 지배구조를 바꾼다고 해서 시장이 활성화되겠느냐는 것이다. 2005년 거래소로 통합된 코스닥 시장은 정체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2부 리그’라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위는 이런 우려를 고려해 올해 연말까지 코스닥시장 상장 부담 완화 등을 포함한 ‘기업 상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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