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하반기 경기전망 ‘우중충’

7월 BSI 전달보다 7p떨어져

올해엔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기업들이 느끼는 하반기 경기 기상도는 더 어두워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결과를 보면, 제조업의 업황 경기실사지수는 72로 6월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7월 11포인트 떨어진 뒤 가장 큰 지수 낙폭이다. 비제조업의 업황지수도 67로 전달에 견줘 2포인트 내렸다. 한은이 주요 업종별 주요기업 2862곳을 상대로 조사를 해 산출하는 경기실사지수는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어둡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제조업 업황지수는 연초 70대에서 5월 80까지 올랐다가 두 달째 내림세이다. 8월 업황 전망지수도 73으로 두 달 만에 9포인트나 하락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의 실적과 전망치가 동시에 연달아 떨어지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 때와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에는 실제 경제성장률도 하반기에는 더 떨어지는 ‘상고하저’를 기록해,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경기 흐름을 앞서 보여주기도 했다.

제조업 업황지수를 세부적으로 보면 수출기업(6월 85→7월 78), 내수기업(75→69), 대기업(82→75)과 중소기업(75→69)을 가리지 않고 떨어졌다. 항목별로는 매출, 생산, 가동률, 자금사정 등 주요 지수가 전달보다 모두 3~6포인트씩 떨어지며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나아진 것은 ‘원자재 구입가격’과 ‘인력사정’ 뿐이다. 비제조업의 경우 매출과 자금사정은 다소 개선됐지만 인력사정과 채산성 지수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에 대한 질문에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분없이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꼽은 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명에 제조업의 경우 ‘자금부족’과 ‘환율변동’을 꼽은 기업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 차장은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경제심리가 나빠진 것은 확실한데 공통된 뚜렷한 원인을 찾기는 힘들다. 상반기 매출 실적 저조에다 여름 휴가철 등 계절적 요인이 겹친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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