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회장, 지난해 급여소득 150억원 달해 SK 최재원 부회장은 2009년부터 추가액만 40억?

검찰 수사서 드러난 총수일가 보수

총수 일가의 보수가 간혹 공개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자발적인 것은 아니다. 불법 행위를 저질러 검찰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경우다. 수사의 초점은 보수가 아니기 때문에 보수 내역은 그냥 묻히는 경우가 많다. <한겨레>는 검찰 수사를 받은 그룹 총수 일가들의 재판 기록을 살펴봤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지난달 18일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을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 공소장엔 이 회장이 지난해 한해 동안 받은 급여 등의 내역이 담겼다. 이 회장은 국내외 계열사에서 급여와 배당금으로 305억원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해 받은 급여 소득만 150억원에 이른다”고 재차 확인했다.

“급여를 배당처럼 받아간다”는 한 헤드헌팅 업체 대표의 주장이 빈말이 아닌 셈이다. 이 회장은 국내에 그룹 지주사인 씨제이와 주력 계열사 씨제이제일제당 외에 씨제이시스템즈, 씨제이 씨지브이, 씨제이 지엘에스, 씨제이오쇼핑, 씨제이이앤엠, 씨제이대한통운 등 모두 8개 기업에 적을 두고 있다. 한 회사에서 평균 18억7500만원씩의 급여를 받아간 꼴이다.

이 회장의 어머니 손복남 씨제이 고문과 누나 이미경 씨제이 부회장, 아내 김희재씨 등 3명은 씨제이 계열사에서 지난해 100억원의 급여소득을 올렸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이 회장 급여소득까지 합치면 총수 일가가 한해 250억원을 가져가는 셈이다. 여기에는 이 회장 자녀인 경후씨, 선호씨가 씨제이에서 근무하면서 받는 소득과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소득은 포함되지 않았다. 씨제이 쪽은 “김희재씨는 그룹 내에 적을 두고 있지 않다. 급여도 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도 에스케이 총수 일가의 보수가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공판에서 검찰은 최 회장의 개인 재산을 관리하던 재무팀 박아무개씨가 2008년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최 회장의 선물투자 손실로 자금 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저축은행에서 빌린 수백억원의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자금 확보 방안이 기술돼 있었다. 그중 하나가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에스케이그룹 수석부회장의 계열사 임원 등재 전략이었다. 임원으로 등재해 받은 급여로 형의 자금난을 극복하겠다는 포석이다. 구체적으로 최 부회장이 2009년부터 지주회사 에스케이와 주력 계열사 에스케이텔레콤 등기임원에 올라 모두 40억원의 급여를 받도록 한다고 문건엔 나와 있다.

실제 이 전략이 실행돼 최 부회장이 40억원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최 부회장은 문건의 내용대로 2009년부터 이 두 회사의 등기임원에 오른 것은 확인됐다. 당시 최 부회장은 2005년부터 에스케이이엔에스(E&S)에서도 급여를 받고 있었다.

김경락 류이근 김선식 박태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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