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탓에 주가 내리락오르락
23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채권값, 원화가치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 뒤 처음 열린 이날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감 탓에 주식시장은 하락과 상승을 오가는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0.3원 내린 달러당 1073.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환율이 1070원대로 내려온 것은 2월20일(1076.2원) 이후 7개월 만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를 연기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하락했다”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외환시장은 혼란스러운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2.80%로 거래를 마쳤다. 채권 금리 하락 흐름은 다음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는 10월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전망했다. 다만 다음달 초 미국 고용지표 등 경기 지표의 향방에 따라 하락 폭은 유동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는 하락 출발한 뒤 상승과 하강을 되풀이하다 반등했다. 추석 연휴 휴장한 코스피는 개장 초반 2000선 아래로 떨어지며 약세와 강세를 반복하다 전거래일보다 3.83(0.19%) 오른 2009.41에 거래를 마쳤다.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는 시기의 문제일 뿐 해소된 게 아니라는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국인들은 19일째 순매수했다. 누적 순매수 규모는 8조원에 이른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미국은 경기 회복 기미가 있지만 그렇게 튼튼하지 않고 양적완화 및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 관련 불확실성이 있다”며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