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나서
동양그룹이 공중분해될 처지에 놓였는데도 일부 계열사의 회사채와 주식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없는지 점검에 나섰다.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3개 계열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난달 30일, 동양시멘트와 동양증권 등 다른 계열사의 회사채에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동양시멘트가 올해 6월 발행해 2015년 6월에 만기에 이르는 ‘동양시멘트18’의 이날 거래량은 24억3600만원어치로, 전거래일(6억410만원어치)의 4배에 이른다. 동양증권이 2009년 12월에 발행해 2015년 6월에 만기 도래하는 ‘동양증권78’의 거래량도 6억6860만원어치에서 14억290만원어치로 크게 늘었다.
유동성 위기로 그룹이 좌초되기 직전에 동양 계열사의 회사채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성 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양 계열의 채권 가격과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급락 시점에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는 단타 매매가 몰린 것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긍정적 뉴스가 나오면 회사채 가격이 급등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노렸겠지만 단기 이익을 좇다 자칫 큰 손실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직후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고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식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지난달 24일 ㈜동양의 주식 거래량(4290만주)은 추석 연휴 전인 17일(233만주)의 18배에 달했다. 동양시멘트 주식 거래량은 같은 기간 17만주에서 883만주로 51배가 넘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동양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 흐름과 주식 매입 현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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