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가 노동시장에 영향
일하는 중장년 늘어 청년고용 감소
일하는 중장년 늘어 청년고용 감소
2000년대 들어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나이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경기와 고용이 따로 노는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일 ‘인구구조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1970년대 0.380이던 장기 고용탄력성이 1980년~1990년대에는 0.323, 2000년대는 0.287로 떨어져 성장에 따른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고용탄력성이란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 증가했을 때 고용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2000년대에는 경제가 1% 성장하면 고용은 0.287% 증가에 그쳤다는 얘기다.
경제 성장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가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약화하는 것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와 함께 노동시장의 주축이 20~30대에서 40살 이상의 중장년층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최대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노후 준비를 위해 취업시장에 잔류하면서 20~30대의 고용이 줄고 있다. 이에 따라 40살 이상 연령층이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39%에서 2012년 55%로 높아졌다. 반면에 40살 이하의 비중은 61%에서 45%로 떨어졌다. 전체 취업자의 평균 연령도 1990년 38.9살에서 2013년 3월 현재 44.0살로 5.1살 높아졌다.
정선영 전문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되고 고용이 그만큼 늘어날지 않는 현상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 산업구조적 변화 요인과 더불어 인구구조의 변화가 경기와 고용의 비동조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 탓에 앞으로도 고용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청년층 고용을 확대해 고용률을 끌어올리고 고용의 유연성은 높이는 한편, 취약한 소득기반 때문에 취업시장에 계속 남아 있는 고령층의 고용환경 개선에 대한 정책적인 고려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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