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원전 하청노동자 피폭량, 정규직의 최대 18.9배

등록 2013-10-14 20:08수정 2013-10-14 22:44

최재천 의원·에너지정의행동 자료입수

외주·하청업체별 피폭량 첫 집계
월성1호 압력관 교체 노동자 ‘2.65m㏜’
의료계 “연간 1m㏜ 넘으면 잠복기뒤
치명적 암 걸릴수도…관리 강화해야”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외주·하청업체 노동자들의 1인당 피폭선량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정규직 노동자들에 견줘 최대 18.9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원전 노동자 전체의 평균 피폭선량은 공개돼왔지만 외주·하청업체별로 집계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최재천 의원(민주당)과 에너지정의행동이 입수한 ‘한수원 출입 방사선 종사자 업체별 인원수 및 총 피폭량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수원 출입 방사선 종사자 1만4715명 가운데 한수원 노동자 5250명의 1인당 피폭선량은 0.14밀리시버트(m㏜·피폭단위)에 그쳤지만 가장 피폭선량이 많은 월성 1호기 압력관 교체 공사를 수행한 노동자들(4명)의 수치는 2.65m㏜로 18.9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법이 규정하고 있는 방사선 피폭선량 한도는 일반인의 경우에는 연간 1m㏜, 방사선 작업 종사자들은 연평균 20m㏜(5년간 100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원전 노동자 1만5023명의 평균 피폭선량은 0.73m㏜다.

이런 차이는 지난 5년간 점점 더 벌어져 왔다. 한수원 노동자와 1인당 피폭선량이 가장 많은 업체의 피폭선량을 비교해 보면, 2008년에 13.7배였다가 2009년 15.4배, 2010년 16.7배, 2011년 18.3배 등으로 격차가 커졌다. 5년 내내 1인당 피폭선량이 연간 1m㏜ 이상인 업체들을 보면, 월성 1호기 압력관 교체를 맡았던 캐나다원자력공사(2.65~4.00) 외에 원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한전케이피에스(1.61~2.96), 원자로 주기기를 정비하는 두산중공업(1.52~3.43), 발전소마다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방사선 용역회사(1.20~2.02)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나 있는 업체명은 일정 규모 이상인 10여곳이어서 이들 업체가 다시 계약을 맺은 중소 규모의 재하청 업체 노동자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기타’로 분류된 ‘원전 유지보수 및 정비 보조 업무’(지난해 기준 3806명, 0.63m㏜)에는 규모가 영세한 하청업체를 비롯해 일용직 노동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최 의원은 “일본에서도 최대 7~8단계에 이르는 하청 구조에 따라 불공정한 피폭 노동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며 “특히 후쿠시마 사고 이후 사고수습 요원으로 일용직 노동자들이 투입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앞으로도 핵발전소 정비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피폭 노동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들에 대한 더 면밀한 실태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영수 한림대 의대 교수는 “피폭선량이 1m㏜가 넘으면 1만명당 1명이 일정한 잠복기를 거친 뒤 치명적 암에 걸릴 확률이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그동안 한수원 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기적으로 건강관리가 이루어진 데 비해 외주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방사선 노출 측정조차 받지 않고 일을 하는 경우도 있어 실태 관리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