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하면 단번에 업계 선두 올라
우리파이낸셜·F&I 입찰 10곳 나설듯
우리파이낸셜·F&I 입찰 10곳 나설듯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로 떠오른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케이비(KB)금융과 엔에이치(NH)농협금융,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각축을 벌이게 됐다.
우리금융지주가 21일 핵심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파이낸셜, 우리에프앤아이(F&I)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을 마감한 결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입찰에 이들 세 곳에서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는 증권과 생명·자산운용·저축을 묶어 파는 ‘1+3’ 방식이다. 별도로 매각되는 우리파이낸셜과 우리에프앤아이에는 10여곳의 인수 후보가 몰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우리투자증권(총자산 24조2116억원)은 자산 기준으로 증권업계 1위여서 누구라도 인수에 성공하면 단번에 업계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인수전은 임영록 회장과 임종룡 회장이 각각 이끄는 케이비금융과 농협금융의 맞대결 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두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시장의 관심은 두 금융지주가 인수 가격으로 얼마를 적어내느냐에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민영화를 추진해온 금융당국이 ‘최고가 매각’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많이 써내는 쪽이 유리하다.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각 예상가는 1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까지 오르내리고 있지만, 패키지 가격이 다소 부풀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덩치가 큰 만큼 자금 동원력과 함께 매각 방식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해 차별을 두지 않고, 패키지 매각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일괄 매각하는 데 집착하지 않고 쪼개 팔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투자금융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윤영각씨가 회장으로 있는 파인스트리트의 도전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비금융과 농협금융 사이에서 예상을 깬 파격가를 제시한다면 이번 인수전의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다.
우리금융은 다음주까지 최종 입찰에 참여할 후보를 고른 뒤 다음달 말 본입찰을 거쳐 내년 1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던 대신증권은 방향을 돌려 개별 매각 대상인 우리파이낸셜과 우리에프앤아이 인수를 위한 제안서를 냈다. 기업·자동차할부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파이낸셜과 부실채권 유동화 전문회사인 우리에프앤아이 입찰에는 케이비금융과 대신증권을 포함해 모두 10여군데에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