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원-달러 환율 하락이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원화 강세가 수출 제조업에 주는 마이너스 효과보다 소비재와 자본재 등 최종재 수입 비중 증가로 플러스 효과가 더 커지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경제 전체의 부가가치 민감도가 작아졌기 때문이다.
24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한국경제의 환율변동에 대한 민감도 분석’ 보고서를 보면, 산업구조 및 한국경제 투입산출 구조를 기준으로 할 때 원화 절상에 따른 부가가치 민감도는 2005년 -0.15%에서 2011년 -0.05%로 크게 떨어졌다.
환율의 부가가치 민감도는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 분석을 통해 생산, 배분(판매), 지출이라는 경제 활동의 세 가지 측면에서 환율 변동의 영향을 수치화한 것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0% 절상되면 생산 및 배분 과정에서 부가가치의 환율 민감도가 2005년 -0.92%에서 2011년 -1.01%로 마이너스 효과가 커졌으나, 같은 기간 지출 측면의 민감도는 0.77%에서 0.95%로 플러스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하락이 국내 고용에 끼치는 영향도 줄어들었다. 원화가 10% 절상됐을 때 산업별 고용계수를 이용해 산업별 고용 효과를 추산한 결과, 고용 감소 효과는 2000년 -0.48%에서 2005년 -0.37%, 2011년 -0.34%로 민감도가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성장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동에 대한 논의가 주로 수출기업의 수익성과 이에 따른 낙수 효과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나, 환율 변동의 영향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측정해볼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환율 정책에 대한 비용과 효과를 수출기업의 실적뿐만 아니라 경제의 부가가치, 소득분배, 고용, 구매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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