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5억달러…이미 작년 총액 돌파
올 흑자목표치 630억달러 달성할 듯
올 흑자목표치 630억달러 달성할 듯
경상수지가 20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올해 들어 9월까지 실적만으로도 지난해의 사상 최대 흑자 기록을 넘어섰다. 경상수지 흑자 누적에다 9월에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와 파생금융상품 투자가 급증하며 환율 하락(원화 절상) 압박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9월 경상수지 흑자액이 65억7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9월 흑자는 전달(56억8000만달러)보다 8억9000만달러, 지난해 같은 달(59억1000만달러)에 견줘서도 6억6000만달러 늘어난 규모이다.
경상수지는 2012년 2월 이후 20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흑자액은 487억9000만달러로,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흑자 규모 431억4000만달러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
경상수지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 흑자는 8월 52억8000만달러에서 9월 57억달러로 늘었다.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줄었지만 수입은 -3.5%로 감소 폭이 더 큰 데 따른 것이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9월에는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지난해 9월보다 이틀이 줄었기 때문에 수출입 모두 감소했지만 하루 평균 금액은 늘어 불황형 흑자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와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의 개선에 힘입어 8월 1억달러이던 흑자액이 9월에는 8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배당이나 이자지급 등을 표시하는 본원소득수지는 4억8000만달러에서 3억2000만달러로 흑자 폭이 줄었으며, 유학비 송금 등이 포함되는 이전소득수지는 9월에 3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7월 이후 지속적인 환율 하락 국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7~9월 중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6% 이상 올랐는데도 190억달러가 넘는 흑자를 달성했다. 정영택 국장은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인 630억달러는 외부의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적되는 경상수지 흑자가 앞으로 환율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 때문에 수출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 외화자금이 물밀듯 밀려오는 것도 불길한 조짐이다. 9월 중 금융계정의 증권투자 유입초과 규모는 59억9000만달러로 전달(14억4000만달러)보다 무려 4배가량 늘었다. 파생금융상품 투자에서도 8월 2억2000만달러이던 유입초과액이 10억3000만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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