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액이 월간 규모로는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의 경기회복 추세에 힘입어 휴대전화·자동차 등의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7.3% 증가한 505억11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5.1% 늘어난 456억1200만달러로 집계됨에 따라 무역수지는 49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규모 수출액은 1994년 12월에 1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19년 만에 실적을 5배로 늘렸다. 지금까지 최대 수출액은 2011년 7월의 489억5000만달러로, 2년3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수출 실적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덕분이라고 산업부 쪽은 설명했다. 종전에는 신흥국 성장세로 인해 철강·석유화학·석유제품 등 원자재 품목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던 데 견줘 이번에는 선진국에서 소비재 품목들이 견인차 구실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 대한 수출 실적은 1분기만 해도 4.7% 감소세를 보이며 출발했지만 2분기에는 9.1%, 3분기에는 8.3% 증가로 회복세를 보였다. 이어 10월에는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23.2% 늘었다. 유럽연합에 대한 수출도 16.0% 증가했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휴대전화를 비롯한 무선통신기기가 33.1%, 가전제품 24.3%, 자동차가 21.2% 증가했다. 미국 시장에서 무선통신기기의 수출 증가율은 무려 92.6%를 나타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하락 우려 등이 향후 수출 실적의 변수로 제기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환율 압박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데다 완만한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선진국 시장의 수요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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