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의 협동조합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오른쪽부터 조은주 두꺼비산들학교 총괄이사, 이양희 광명텃밭보급소 상임이사, 김미숙 광명와이엠시에이 등대생협 이사장, 박미정 아이쿱광명나래생협 이사장, 김태인 광명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주무관. 광명시민신문 제공
[사회적 경제] 광명시 협동조합들의 시련과 희망
지난달 25일 경기도 광명시의 평생학습관. 이 지역 협동조합들이 한데 모여 열린 대화를 나눴다. ‘협동조합 참 좋다’라는 주제로, 새내기 협동조합들은 고충과 희망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광명시가 거들고 먼저 시작한 지역 생활협동조합이 아우 협동조합들을 이끈 ‘협동조합 간 협동’의 첫걸음이었다.
“우리가 광명시 1호 협동조합이에요. 돌아보면 협동조합이 뭔지도 모르는 채 협동조합을 시작했어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광명텃밭보급소의 이양희 상임이사는 ‘본말이 전도된 협동조합 설립’의 실상을 가감 없이 고백했다. 조합원 33명, 출자금 1300만원을 모아 올해 3월부터 유기퇴비 납품, 상자텃밭 보급, 친환경 농자재 판매 등의 사업을 벌여나갔다. 9월까지 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냉동탑차도 구입했다.
“그런데 회계를 몰라 지난 분기에 부가세를 300만원이나 내고, 세금계산서를 수기로 끊는 바람에 140만원의 벌금까지 물었어요. 협동조합을 결성하기 전에 분명한 사업 목적을 공유하고 조합원 교육이 이뤄져야 해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죠.”
두꺼비산들학교는 광명시의 10호 협동조합이다. 2001년 지역사회에서 생태환경 교육을 하는 숲안내자(숲해설사) 엄마들의 동아리로 시작해 지난달 협동조합 설립에 이르렀다. “아이들이 자라고 남편 직장이 불안해지면서 다들 경제적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두꺼비산들학교로 우리 인건비 정도의 수입을 올려보자,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조은주 총괄이사는 협동조합 설립과 함께 주5일 운영하는 숲유치원을 시작하면서 희망에 부풀어 있다. 지난달 19일 설명회에 사람들이 몰려 모집 인원 40명이 금세 채워졌다.
1998년부터 부엌자치·살림자치 등 기초공동체 운동을 벌여온 광명와이엠시에이(YMCA) 등대생협은 회원 성장의 정체를 겪으면서 2011년 생협 매장을 열었다. 등대생협에서는 회원을 촛불이라 부른다. “한때 촛불을 3000명까지 늘리자 하는 꿈도 꿨지만 이제는 연연하지 않아요. 한두명이나 열 사람이라도 촛불의 삶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싶고, 그런 모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해요.” 김미숙 이사장의 말이다.
광명/김현대 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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