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투기등급 회사채 가운데 신용등급이 내려간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는 20일 올해 1~3분기 자사에서 회사채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투기등급 업체 29곳 가운데 48.3%인 14개 업체의 신용등급이 기존보다 더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회사채 신용등급 가운데 투기등급은 BB이하를 말하는 데, 투기등급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다시 하향조정되는 비율이 48.3%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55.3%를 기록한 이후 최고다. 투기등급 회사채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2005년 0%로 줄었다가, 2006년 4.8%, 2010년 21.4%, 지난해 26.9%로 최근 몇 년 동안 증가 추세였다.
올해 투기등급 회사채 신용등급 하향 조정 건수가 급팽창한 가장 큰 이유는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다.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회사채 자체가 많지 않아서, 하향 조정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정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총 26개사의 하향 중 12건이 투자등급, 14건이 투기등급에서 발생해, 하향에서는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며 “하지만 투기등급 모수 자체가 적어서 비율에서는 투기등급 내의 하향 조정 비율이 두드러져 보인다”고 말했다.
20일 기준 한국신용평가 회사채 등급 중 투자등급의 비율은 90.1%에 달한다. 올해 동양그룹과 에스티엑스(STX) 일부 계열사들이 구조조정 중에 있어, 이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조정된 데 따른 여파가 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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