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낙하산 회장 안된다”
케이티(KT)와 포스코가 후임 최고경영자(CEO) 선정을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정치인 등 낙하산 경영진이 내려올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케이티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는 25일 오전 회의를 열고 공모와 전문기관 추천을 통해 차기 최고경영자를 선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공모 기간은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다. 회사 쪽은 △글로벌 경영 능력과 사업수행 경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적 지식 △투철한 기업가 정신과 미래지향적 비전 △대규모 조직관리 경험과 강력한 경영혁신 의지 등을 응모 요건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자격과 심사 방법은 회사 누리집(www.kt.com) 등에 공고했다.
추천위는 공모와 추천을 통해 모인 후보자군을 심사한 뒤, 다음달 중순께 후보자를 선정해 주주총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연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임시 주총 추인을 받으면 후임 최고경영자가 공식 확정된다. 차기 케이티호 선장의 임기는 2017년 초 정기 주총 때까지 3년 남짓이다.
포스코도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차기 경영자 선정 첫 단계인 최고경영자승계카운실(심의회)을 구성했다. 사외이사인 이영선(전 한림대 총장) 이사회 의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한준호 삼천리 회장과 사내이사인 김응규 부사장이 참여한다. 이 심의회는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에 앞서 사내외에서 후보자를 찾고 추려내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의 후임 최고경영자 선정 절차는 케이티에 비해 복잡하다. 심의위에서 후보들을 고른 뒤 후보추천위에 올리면, 후보추천위는 다시 심사한 뒤 주총에 회장 후보자를 단수 추천하게 된다.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후보자가 통과하게 되면 이사회가 열려 회장을 공식 선임하게 된다.
민영화된 공기업들인 케이티와 포스코에서 차기 경영진 선정에 속도를 내자, 최대 관심사는 정부에서 ‘낙하산’을 내려보내느냐에 관심이 모인다. 실제 케이티는 관료 출신, 포스코는 정치인 출신이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케이티 새노조와 참여연대 등은 이날 성명을 내어 “비리 경영, 낙하산 경영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의 투명성이 요구된다”며 추천위 면담을 요구했다. ‘케이티 실천하는 노동자회’도 성명을 내어 기존 경영실패에 책임있는 인사의 후보추천위 참여를 비판하고, 전문성 확보와 내부단합 제고 등 후임 최고경영자 선정 기준을 제시했다.
이순혁 이완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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