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고리1호기 또 고장중단…수명연장 뒤 ‘5번째’

등록 2013-11-28 20:18수정 2013-11-28 23:05

예방정비뒤 재개 50여일만에 정지
노후원전 안정성 우려 목소리 커져
한빛4호기도 중대결함…재가동 지연
겨울철 전력공급 차질 빚을까 촉각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28일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동시에, 올겨울 전력 공급에 끼칠 영향에도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이날 한국수력원자력은 새벽 1시18분께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 1호기(설비용량 58만㎾급)의 발전이 정지됐다고 밝혔다. 터빈설비 쪽 고장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고리 1호기는 올해 들어 176일간 ‘계획예방정비’(발전기를 세우고 실시하는 점검)를 받은 뒤 지난달 5일 발전을 재개했는데, 50여일 만에 다시 멈춰섰다. 이 원전의 설계수명(30년)은 이미 2007년 6월 만료됐고, ‘계속운전’ 허용으로 2017년까지 수명이 10년 더 연장된 상태다.

수명이 끝난 노후원전은 규제기관의 심사를 거쳐 ‘계속운전’하거나 ‘영구정지’된다. 원전을 새로 짓느니 기존 설비를 계속 돌리는 게 경제적이라는 전력당국과, 안전을 우려하는 시민단체가 날선 공방을 벌여온 사안이다.

특히 고리 1호기에 대해서는 수명 연장을 중단하고 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아왔다. 잦은 고장을 일으켜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이날 고장을 포함해 고리 1호기가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에 사고·고장이 발생한 것은 모두 130회에 이른다. 한수원 쪽은 최초로 도입된 원전이어서 사고·고장 건수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원전 가동이 본격화한 1990년 이후에도 꾸준히 문제를 일으켜왔다. 수명 연장 이후에도 이미 4차례(이날 포함 5차례)의 사고·고장으로 가동이 정지된 바 있다. 2011년 4월엔 터빈 발전기가 멈춰서면서 재가동까지 25일이나 걸렸다.

장하나 의원(민주당)은 이날 “장기간에 걸친 예방정비를 벌이고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상을 일으킨다는 것은 노후원전의 수명 연장 시도가 무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한 원전은 중대 사고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성명을 내어 “원전이 수명이 있는 이유는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에 의해 주요 설비와 부품들이 쉽게 노화돼 성질이 변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고리 1호기는 가동 초기부터 유리와 같은 성질, 즉 취성화가 진행되면서 다른 원전보다 더 빨리 노화 과정을 겪어왔다”고 강조했다.

고리 1호기의 가동 정지로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멈춰선 원전은 6기로 늘었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로 케이블 교체 작업에 들어간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 설계 수명이 만료됐지만 계속운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월성 1호기,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있는 한빛 4호기 등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한빛 4호기의 경우엔 이날 원자로헤드 안내관 84개 가운데 6개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재가동 시점이 내년 1월2일에서 최소한 8일 이상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추위가 본격화하면서 내년 1월로 예상되는 겨울철 전력피크 시기에 전력 공급이 원활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아직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 예측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사상 최대치인 8000만~8100만㎾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최대 피크는 7652만㎾(1월3일)였다.

전력거래소 집계를 보면, 가동 중단 원전을 포함한 전체 발전설비 용량은 8633만㎾이며, 현시점에서 전력공급 능력은 7900만㎾ 수준(11월28일 기준)이다. 몇몇 화력발전소의 예방정비가 끝나면 공급 능력은 지금보다 높아질 전망이지만, 만일 이상기온으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수급 사정이 빠듯해질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부품 교체로 정지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총 300만㎾)의 재가동 시점에 대한 윤곽이 나와야 정확한 전력수급 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