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신규 고액체납자 공개
총 2598명이 4조7913억원 미납
최근 4년 실제징수액 1% 불과
총 2598명이 4조7913억원 미납
최근 4년 실제징수액 1% 불과
한솔그룹 창업주인 이인희(84) 고문의 차남인 조동만(60)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국세청이 올해 새로 확정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국세청은 28일 조 전 회장을 비롯한 신규 고액·상습체납자 2598명(법인 936곳 포함)의 이름을 국세청 누리집(nts.go.kr)과 관보, 전국 세무서 게시판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올해 새로 편입된 고액체납자의 체납액은 모두 4조7913억원으로, 1인당 평균 18억4000억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세기본법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5억원 이상인 체납자는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름과 상호, 체납 내역 등을 해마다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은 양도소득세 등 715억원을 내지 않아 올해 새로 공개 명단에 들어간 개인 가운데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장례서비스업체인 궁전특수자동차의 김연희(57) 대표와 수천억원대 부당·부실 대출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신삼길(55) 전 삼화저축은행 회장이 각각 체납 순위 2, 3위에 올랐다. 조동만 전 부회장의 경우 1999~2000년에 계열사 주식 부당 매매 차익으로 600억원대의 세금이 부과됐는데 불복 소송을 제기해 체납 확정이 늦어졌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법인 중에는 삼정금은(대표 권순엽)이 495억원, 경원코퍼레이션(대표 박종섭) 344억원, 쇼오난씨사이드개발(대표 히라타 타키코) 284억원 등의 차례로 체납액이 많았다.
한편, 국세청이 이미 공개한 기존 고액체납자 순위에서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누적 체납액 2225억원으로 여전히 1위에 올랐다. 이어 1073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과, 정 전 회장의 아들인 정보근 전 한보철강 대표가 644억원의 누적 체납액을 기록하고 있다.
국세청은 체납세금 징수실적을 올리기 위해 2004년부터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해마다 공개하고 있으나 실제 징수 실적은 미미하다.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명단이 공개된 고액체납자의 체납 세금은 모두 27조3294억원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올해 10월 현재까지 납부된 금액은 2823억원으로 전체의 1%에 불과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신규 명단 공개자를 포함한 고액체납자의 은닉재산에 대한 추적 조사와 함께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고의적인 장기체납자는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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