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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장하준 “수학 사용않고 경제학자로 성공”

등록 2013-12-01 19:19수정 2013-12-01 22:18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FT 인터뷰서 주류 경제학 비판
“수학·통계학 전문적 방법론으로
경제정책 의사결정 독점하려 해”
“나는 수학을 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내가 경제학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지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30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주류 경제학계의 독선과 아집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대면 인터뷰 이전에 이 신문사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나보다 시장에서의 성과를 훨씬 더 신봉하는 경제학 동료들은 나를 ‘괴짜’라고 못마땅해 하거나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최악의 욕설로 통하는 ‘사회학자’라고 무시한다”며 “하지만 시장이 알려준 결과로 보자면, 난 가장 성공한 경제학자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는 주류 경제학과는 다른 방법과 관점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밀리언셀러 작가가 된 것을 폄하하는 일부 시선을 꼬집은 말이다. 그의 경제학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32개국어로 번역돼 65만부가 팔렸으며,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다른 책까지 합하면 그의 저술은 130만부 넘게 팔렸다.

그는 주류 경제학이 수학과 통계학이라는 전문적 방법론으로 대중이 범접하지 못할 성채를 쌓고 경제정책의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행태를 걱정했다. 그는 “경제학을 하는 특정한 방식이 정해져 있다는 게 경제학계의 지배적인 관점”이라며 “이는 기본적으로 수학 모델을 만드는 것이고, 더 복잡할수록 더 좋은 것으로 여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 가톨릭 성직자들이 성경을 번역하는 것을 거부한 탓에 사람들은 라틴어를 알지 못하면 성경을 읽을 수가 없었다”며 “오늘날 사람들은 수학과 통계학에 능숙하지 못하면 경제학 문헌을 독파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경제적 의사결정권이 기술관료와 중앙은행 고위직한테 독점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사회민주주의자들도 ‘시장의 완벽성’이란 허황된 이야기에 젖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특정 방향의 얘기만 들어온 탓에 이를 교정할만한 다른 이야기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그게 내가 책을 쓴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정희 정부가 주류 경제학이 신봉하는 자유시장론과 무역에서의 비교우위론을 무시하고 국가 차원에서 철강업에 뛰어든 것과 일본이 실크 산업 대신에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어 지금의 국가적 부를 일군 선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학이 도덕에 대한 추구인가’를 묻는 질문엔 “적어도 영국에선 경제학은 도덕철학의 일부였다”며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 조셉 슘페터는 단지 경제학에 대해서만 저술한 게 아니라 정치·문화·사회·도덕에 대해 저술했다”고 답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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