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거 임기만료 앞둔 임원들
실적부진에 자리 줄어 ‘조마조마’
실적부진에 자리 줄어 ‘조마조마’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은행 임원들이 좌불안석이다. 긴축 경영으로 조직의 군살빼기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 회장과 행장을 새로 선출하는 은행들은 연쇄적으로 인사 태풍에 휩쓸리게 됐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은 전무급 이상 21명 가운데 등기임원인 지주사 회장과 사장, 은행장 등을 제외한 17명의 임기가 이달 31일에 몰려 있다. 일선 영업본부 통폐합 등으로 본부장 자리가 2~3개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실적이 부진한 임원 위주로 교체 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 쪽은 조직 슬림화 기조 아래 전체 임원 수를 20% 정도 줄일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달 중순 조직개편안이 발표되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은행권은 어느 해보다 인사 요인이 많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고 금융 사고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 임원들은 긴장하는 표정이 뚜렷하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이건호 행장 취임과 동시에 대규모 인사를 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의외의 인사가 날 수 있다. 국민은행은 당시 부행장들이 맡고 있던 그룹 체제를 본부 체제로 축소 개편하면서 조직 편제를 간소화하고 임원 수도 25명에서 17명으로 줄였다. 하지만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과 국민주택채권 위조·횡령 사건 등 내부 비리로 대국민 사과까지 한 터라 쇄신 차원의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 체제를 강화하는 방안과 함께 문책성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선임을 각각 앞두고 있는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수장의 연임 또는 교체에 따라 인사 내용과 폭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임원 12명 중 9명의 임기가 이달 말부터 내년 2월 중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주 차기 회장이 선임되면 조직 안정 차원에서 1월 중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9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예상을 깨고 부행장 전원을 유임시켰다. 기존의 유(U)뱅킹사업단을 확대 개편한 스마트금융사업단에 박기석 상무를, 마케팅지원단에는 김종원 상무를 각각 앉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으로 위험과 기회가 상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을 대비해 조직 안정화에 초점을 두고 소폭으로 임원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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