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청년층 고용현황’ 보고서
지난해 만15~19살 고용률 40.4%
OECD 평균 크게 밑돌아
학업 이유 비경제활동 청년층
2005년보다 44만명 늘어나
“고학력화·니트족 증가가
청년층 고용률 악화 주된 원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 필요”
지난해 만15~19살 고용률 40.4%
OECD 평균 크게 밑돌아
학업 이유 비경제활동 청년층
2005년보다 44만명 늘어나
“고학력화·니트족 증가가
청년층 고용률 악화 주된 원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 필요”
우리나라의 청년층 고용률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지나친 고학력화에다 취업 의지를 잃은 ‘청년 백수’의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은행 조사총괄팀 나승호 차장 등이 발표한 ‘청년층 고용 현황 및 시사점’이란 연구보고서를 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청년층 고용률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50.9%를 크게 밑돌았다. 청년 고용률은 만 15살에서 29살 사이 인구 가운데 취업자 수의 비율을 말한다. 특히 2005년 이후 7년 동안 청년층 고용률은 4.5%포인트나 떨어져, 외환위기 전후인 1996~2000년 사이의 하락 폭(-4.7%포인트)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고용률로만 따지면 2000대 중반 이후의 청년 고용 사정이 외환위기 때만큼 급격하게 나빠진 셈이다.
고용률의 하락은 노동시장에 아예 참가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로도 나타난다. 2005~2012년 사이에 청년층 인구는 40만명 가량 감소했는데 비경제활동인구는 오히려 28만명이 늘었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중도 2005년 51.3%에서 2012년 56.3%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주원인을 고학력화와 ‘니트족’의 증가에서 찾았다. 니트족은 ‘취업 또는 진학 준비’나 ‘쉬고 있다’는 이유로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청년층을 말한다. 학업을 마친 뒤에도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 취업 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들로, ‘청년 백수’로도 불린다. ‘정규교육기관 통학(학업중)’을 사유로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청년층은 지난해 393만4000명으로 2005년보다 44만5000명 증가했고, 니트족은 지난해 72만4000명으로 14만8000명이 늘었다. 두 요인이 청년층의 비경제활동 인구 증가를 주도한 것이다.
나승호 차장은 “고학력화와 니트족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고용유발 효과가 낮은 수출·제조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우리경제 전반의 일자리 창출능력이 떨어지고, 노동시장이 임금 등 근무여건이 양호한 1차 시장과 열악한 2차 시장으로 분단되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고용보호 완화가 정규직보다는 임시직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제약하는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층 고용률 제고를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중소제조업과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유연성을 높이되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론 청년층에 대한 근로소득장려세제(EITC)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임금노동자에게 세액환급 방식으로 지원해주는 근로소득장려세제는 현재 배우자와 자녀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청년층은 아예 지원 대상에 들어가기 힘들다. 이 요건을 없애 취업 유인을 높이면 청년층 고용률을 1~2%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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