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지난 5년 매출액 분석
“대기업, 돈 버는만큼 고용 안늘려”
“대기업, 돈 버는만큼 고용 안늘려”
지난 5년간 국내 주요 대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14% 증가한 반면에 10대 그룹 소속사를 제외한 중견·중소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업경영 분석업체인 시이오(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의 1인당 매출액은 지난 2008년 10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12억800만원으로 14% 늘었다. 반면, 10대 그룹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 1인당 매출액은 같은 시기 7억4800만원에서 6억600만원으로 19% 줄었다. 시이오스코어는 통계청이 조사한 1만2010개사(근로자 50명 이상에 자본금 3억원 이상 비금융기업)의 고용·매출 현황에서 10대 그룹 소속 기업의 고용·매출을 빼 보니, 이런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10대 그룹을 포함한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2008년 8억1200만원에서 지난해엔 7억5100만원으로 17.5% 감소했다. 절대 액수로 놓고 비교하면 10대 그룹 소속사를 뺀 중견·중소기업 1인당 매출액은 10대 그룹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시이오스코어는 이런 양극화 현상에 대해 “10대 그룹 소속 기업들이 고용을 별로 늘리지 않으면서 몸집은 늘린 반면, 중견·중소기업은 고용은 늘었지만 매출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0대 그룹은 2008년 63만명을 고용하며 671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직원수 88만명에 매출액은 1063조원이었다. 매출액은 58.4% 늘었는데 고용은 39%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10대 그룹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은 2008년 매출 1854조원, 고용 248만명에서, 지난해에는 매출 1682조원에 고용 278만명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9.3% 줄었는 데 고용은 12% 증가한 것이다. 박주근 시이오스코어 공동대표는“2008년에 견줘 2012년에 전체 중견·중소기업 숫자가 늘어나 고용 인원도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회사 숫자와 고용 인원이 늘어나도 매출액은 줄어들어 1인당 매출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10대 그룹 내에서도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포스코, 삼성, 롯데 등 5개 그룹의 1인당 매출액이 증가했고 한화, 한진, 엘지(LG), 지에스(GS), 에스케이(SK) 5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1인당 매출액이 2008년 7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14억9000만원으로 89.7%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그룹 매출이 28조원에서 61조원으로 119% 늘어난 사이 고용은 3만5000명에서 4만1000명으로 15.4%에 그친 덕분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1인당 매출액은 39%, 포스코는 31.4%, 삼성 26.3%, 롯데 7.9%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에스케이는 1인당 매출액이 29% 줄어 감소율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지에스 14.5%, 엘지 9.8%, 한진 5.5%, 한화 1%가 줄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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