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또봇 사줘” 아이는 성화…성탄절 앞두고 부모는 발동동

등록 2013-12-19 20:25수정 2013-12-20 15:28

한 어린이가 이마트 서울 은평점 장난감 코너에서 ‘또봇’ 장난감을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한 어린이가 이마트 서울 은평점 장난감 코너에서 ‘또봇’ 장난감을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열풍으로 품귀 현상 빚으며
값 7만원→14만원 두배 올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대흥행
새 캐릭터에 맞춰 완구도 등장
“언제까지 계속해서 사줘야 할지…”
회사원 이아무개(38)씨는 7살 아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원하는 ‘또봇 쿼트란’을 구하려고 집 주변 대형마트 여러 곳을 찾았지만 허탕을 쳤다. 모두 품절이이었다. 조금 먼 곳까지 범위를 넓혀 전화를 돌려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봤더니 대형마트에서 6만9000원짜리에 팔던 걸 두 배인 14만원에 팔고 있었다. 이씨는 “일단 크리스마스 선물은 책으로 때우고 이 ‘대란’이 지나간 뒤에 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자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또봇 쿼트란을 구입하려는 부모들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또봇 쿼트란은 국내 완구제조업체 영실업이 선보인 자동차 변신 로봇 ‘또봇’ 시리즈의 최신모델이다. 지난 11월 출시 뒤 공장을 최대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가 또봇 시리즈 8만개를 확보해 19일부터 완구대전 행사를 시작해 하루 약 1만여개씩 물량을 풀기 시작했지만, 또봇 쿼트란은 오전 중에 모두 팔려나가고 있다.

2009년 첫 선을 보인 또봇은 ‘변신자동차 또봇’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올해 완구 시장을 평정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초기에는 방영채널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했지만, 탄탄한 스토리로 아이들을 사로잡으며 지금은 어린이 채널 간에 방송권 유치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영실업 관계자는 “기존 어린이 액션물이 착한 쪽과 나쁜 쪽이 싸우다 결국 나쁜 쪽이 죽는 뻔한 내용이었다. 또봇은 가족애를 중심으로 주인공 어린이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며 성장해가는 내용으로 스토리가 탄탄하다. 부모들도 아이와 함께 볼만한 애니메이션이다”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우리나라이고, 등장하는 자동차들이 쏘울, 포르테쿱, 스포티지 등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아자동차 제품을 모델로 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4년 전 영실업 쪽에서 기아차를 모델로 애니메이션과 완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왔다. 예상치 않은 흥행으로 우리 회사에서도 좋아하고 있다. 미래의 잠재적 고객에게 기아차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봇의 경우처럼 완구 제작과 애니메이션 기획이 동시에 진행되는 방식은 완구 업계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블록완구 업체 레고가 제작해 올해 또봇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키마’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닌자고’도 모두 애니메이션과 함께 등장했다. 애니메이션과 완구의 시너지 효과는 ‘무한한 확장성’이다. 애니메이션이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 캐릭터를 다시 완구로 제작한다. 또봇 시리즈는 현재 로봇 13종과 소품 7종이 판매되고 있다. 이런 확장성 때문에 부모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4살짜리 아들을 둔 직장인 이아무개(38)씨는 “아들이 엄마, 할머니, 큰고모, 작은고모부, 이모할머니에게 차례대로 매달려 얻어낸 또봇이 다섯 개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또봇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언제까지 새로운 또봇을 계속해서 사줘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

기아차의 성공사례를 본 현대자동차는 또다른 완구업체와 ‘카봇’이라는 이름의 완구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또봇과 같은 완구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호 이마트 완구 담당 바이어는 “2007년 닌텐도 디에스(DS) 출시를 시작으로 전자완구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반 완구 매출이 부진했었는데,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전자완구가 맥을 못추고 일반 완구가 다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무료 게임 콘텐츠로 인해 전자완구의 매력이 떨어졌고, 스마트폰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한은 총재의 부동산·가계대출 해법?…“사람들 서울 떠나게 해야” 1.

한은 총재의 부동산·가계대출 해법?…“사람들 서울 떠나게 해야”

한은 ‘엔캐리 자금 2천억달러 청산 가능성’…글로벌 금융시장 폭탄되나 2.

한은 ‘엔캐리 자금 2천억달러 청산 가능성’…글로벌 금융시장 폭탄되나

공정위, 백종원 더본코리아 ‘허위·과장 광고 의혹’ 현장조사 3.

공정위, 백종원 더본코리아 ‘허위·과장 광고 의혹’ 현장조사

[단독] 밑지고 파는 나라 땅 급증…‘세수펑크’ 때우기용인가 4.

[단독] 밑지고 파는 나라 땅 급증…‘세수펑크’ 때우기용인가

“아파트도 못 사는 로또 1등 당첨금, 올려야 할까요?” 5.

“아파트도 못 사는 로또 1등 당첨금, 올려야 할까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