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복지에 대한 욕구는 농촌 사람들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향토에 뿌리를 둔 농협이 올해 ‘농업인 행복버스’에 시동을 건 이유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농촌의 문화·복지 서비스에 대한 기대에서 출발했다. 농업인 행복버스는 지난 4월 출범한 농협과 민간기관의 합동 봉사 프로젝트이다. 그동안 농협이 개별적으로 진행해오던 의료봉사, 문화예술 공연, 무료 법률 상담, 장수 사진 촬영, 일손돕기 등의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조처였다.
농협은 지난 10월 말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오지로 행복버스를 몰고 갔다. 농업인 행복버스가 힘차게 달릴 수 있었던 데는 자생의료재단(16곳) 및 힘찬병원(8곳)과 맺은 농촌지역 의료지원 업무 협약이 밑바탕이 됐다. 농업인 3425명에게 무료로 진료와 치료를 해주고, 난치성 병마와 싸우고 있는 취약계층 어린이들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했다. 연세 많은 어르신 1151명에게는 기념사진을 찍어줬고, 홀로 사는 어르신 등 취약계층 6가구의 주택을 새롭게 단장했다. 상대적으로 문화공연 관람 기회가 적은 농업인들에게 성악과 전통타악 등의 공연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 생활의 시름을 잊게 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서해 최북단 도서지역 백령도의 농어민을 찾았다. 주민들에게 한방 진료를 해주고, 다문화가정 두 곳에는 모국 방문권을 증정했다. 이광민 농협 농촌지원부 차장은 “내년에는 ‘농업인 행복버스’ 사업을 20회로 확대해 농업인의 문화·복지 만족감을 높이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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