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동의절차 들어가 8일 결론
동의땐 6998억 규모 출자전환 예상
강덕수 회장등 경영진 일괄사표낼듯
동의땐 6998억 규모 출자전환 예상
강덕수 회장등 경영진 일괄사표낼듯
에스티엑스(STX)그룹의 지주회사인 ㈜에스티엑스의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맺기 위한 동의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에스티엑스조선해양과 에스티엑스중공업, 에스티엑스엔진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에스티엑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5일 에스티엑스와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한 동의 여부를 오는 8일까지 답변해줄 것을 채권 금융기관들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에스티엑스는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 정상화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 금융권에선 에스티엑스가 채권단이 제시한 조건인 비협약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낸 만큼 자율협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산은과 우리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정책금융공사로 구성돼 있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해 8월 비협약 채권자들도 자율협약을 위한 고통 분담에 동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건부 정상화 방안’을 회사 쪽에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에스티엑스는 사채권자(회사채 투자자)들을 설득해 채권의 만기를 2017년 말까지 연장하고 사채 이율을 연 2%로 유지하는 채권 조정안과 사채 총액의 58%를 출자 전환하는 안건에 대한 동의를 받아냈다. 또 에너지사업과 원자재 수출입, 기계엔진, 해운물류서비스 등 독자 생존을 위한 4대 신규 사업모델도 마련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요구한 주요 선행조건을 충족했고 회계법인의 실사에서도 신규 사업모델의 타당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돼 자율협약 체결을 위한 동의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자율협약 체결에 동의하면 에스티엑스의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3월 말 이전까지 대규모 출자전환이 추진된다. 채권단이 5300억원, 사채권자가 1698억원으로 참여해 6998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또 기존 채권에 대해 2017년 말까지 상환을 유예하고 담보채권과 무담보채권에 대해 각각 금리를 3%와 1%로 낮춰주기로 했다.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수입신용장(L/C) 한도를 새로 설정해 신규로 자금을 지원하는 효과를 내기로 했다.
강덕수 회장 등 경영진은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과 채권단의 재신임을 묻기 위해 일괄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체결한 다른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전문경영인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 뒤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어서 에스티엑스 대표이사인 강 회장은 사실상 모든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게 된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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