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6개 은행이 평가한 결과
신용위험지수 전망치 높아져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더 불안
‘4년여만에 최고치’ 4분기이후 지속
떨어지던 가계 신용위험 다시 상승
신용위험지수 전망치 높아져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더 불안
‘4년여만에 최고치’ 4분기이후 지속
떨어지던 가계 신용위험 다시 상승
지표상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국내 은행들이 평가하는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신용위험은 2009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결과를 보면, 국내 16개 은행이 평가한 종합 신용위험지수의 1분기 전망치는 27을 기록했다.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의 부실위험을 나타내는 신용위험지수는 지난 2분기 22로 떨어졌다가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선 3분기에 26으로 높아진 뒤 상승 폭이 조금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100 사이에서 분포하며 수치가 클수록 은행이 느끼는 대출 위험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기업 대출의 경우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신용위험 악화가 뚜렷했다.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3분기 9에서 4분기 16으로 껑충 뛰어 올해 1분기 전망치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기업들이 심각한 신용경색을 겪었던 2009년 2분기(16) 이후 4년 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정의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 조기경보팀장은 “대기업 신용위험 상승은 엔화 약세와 일부 대기업의 재무구조 취약 우려 등 대외내 불안요인이 겹친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 전망치까지 31로 변동이 없었다.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전분기와 같은 6을 기록했다. 한은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성장잠재력이 높고 신용위험이 적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우호적인 대출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건설업, 부동산업, 음식숙박업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대출 애로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올해 1분기에 다소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2012년 4분기 31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 1분기(28)부터 4분기(19)까지 꾸준히 하강곡선을 그리다가 올해 1분기 전망치는 22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반전했다. 서정의 팀장은“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가계소득여건 개선 미흡 등의 영향으로 저신용·다중 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가 우려되면서 가계 신용위험이 다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은행들의 가계대출 문턱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가계 일반대출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3에서 올해 1분기 0으로 떨어졌다. 이는 대출심사를 더 엄격하게 한다는 뜻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은 전분기와 같은 6을 나타내 완화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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