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81곳 한 달전 평균치
31조서 28조로 약 8.5% 떨어져
현대차·기아차·삼성화학 등 하향
31조서 28조로 약 8.5% 떨어져
현대차·기아차·삼성화학 등 하향
증권사들이 발표하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이익 전망 수치가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9일 증권정보 사이트인 에프앤(FN)가이드가 상장회사 181곳의 4분기 실적 추정(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 종합)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 달 전 평균치는 4분기 영업이익 합계가 약 31조4451억원에 달했으나 최근 추정치는 약 28조7657억원으로 약 8.5% 낮춰졌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태양광 업체인 오시아이(OCI)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73.73%, 삼성정밀화학 42.09%, 삼성전기 37.43%, 에스오일이 25.22%로 크게 하향 조정됐다.
하나대투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가격변수 면에서 부정적 효과가 발생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시장 기대치에서 3%와 15% 낮아질 것”이고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고가 스마트폰 판매 저조에 따른 재고조정이 예년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기판 사업부와 카메라모듈 사업부 매출이 줄어 4분기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컨센서스(평균 추정치) 881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도 이에 따라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목표 주가에 대해서는 7일 잠정 실적 발표가 나간 뒤, 9일까지 이틀 사이 증권사 17곳 가운데 9곳이 목표 주가를 낮췄다. 현대증권은 8일 현대차의 목표 주가를 32만원에서 27만8000원으로 내렸고, 기아차에 대해서도 7만50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낮췄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업체들의 경쟁력 저하와 고가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 둔화, 건설사들의 해외 저가 수주 경쟁 등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추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4분기에는 기업들이 원가 부담이나 손실 등의 요인을 모두 반영하는 계절적 영향과 경영진 교체 시기에 앞서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는 ‘빅 배스’(목욕을 철저히 해서 몸에서 더러운 때를 없앤다는 뜻) 효과까지 겹쳐, 어닝쇼크를 심화하는 원인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초 거시경제 지표가 바닥을 쳤으니 2분기나 3분기에 실적도 바닥을 쳐야 하는데, 4분기까지 실적이 신통치 않은 것은 경기 자체가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지난해 실적이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고, 고가 스마트폰 성장 둔화 등의 요인 때문에 올해에도 실적은 지난해보다 계속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지난 10년 동안 누려왔던 중국 특수와 구조조정 효과가 없어진 것이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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