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중수 총재, 연 2.5% 유지키로
올해 GDP 성장률 3.8% 전망
“엔화 약세 따른 위험 있지만
미·유럽 성장 가속화로 상쇄”
작년 10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경상수지 450억→ 550억달러
취업자수 38만명→43만명 늘어
올해 GDP 성장률 3.8% 전망
“엔화 약세 따른 위험 있지만
미·유럽 성장 가속화로 상쇄”
작년 10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경상수지 450억→ 550억달러
취업자수 38만명→43만명 늘어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3.8%로 유지하고 내년은 4.0%까지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성장세가 이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한은은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행 연 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9일 오전 금통위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확인한 가운데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수출과 소비의 증가로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갭(잠재성장과 실제성장의 차이)이 당분간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그 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추가 인하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2.5%~3.5%)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금리 인하의 여력이 있지 않느냐는 시각에도 김 총재는 동의하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 공급 쪽 요인과 무상보육 같은 정책 효과로 몇 달째 1%대에 머물러 있으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선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고 곧 최저임금도 오르는 등 상승 압박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총재의 이런 발언은 당분간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희박함을 시사한다.
한은이 이날 따로 발표한 올해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기준금리 동결 배경이 엿보인다. 한은은 올해 실질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상반기 3.9%, 하반기 3.7%로 이어져 연간 3.8%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앞으로 성장경로에 대한 전망은 좀더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종전에는 ‘성장경로의 상·하방 리스크(위험) 가운데 하방 리스크가 우세하다’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하방 리스크와 상방 리스크가 균형을 이루어 중립적으로 평가한다’고 돼 있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엔화 가치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에 따른 하방 리스크를 미국과 유럽 등의 성장세 가속화 등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성장경로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한은이 전망한 대로 올해 3.8%에 이어 내년에 4.0%의 성장률을 달성하면 우리 경제는 3년여 만에 잠재성장 궤도에 다시 진입하게 된다.
한은 보고서는 올해 경상수지와 고용 사정에 대해서도 전망치를 높였다. 엔화 약세 등에 따른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 우려에도 경상수지 흑자규모 전망치는 450억달러에서 550억달러로 늘었다. 신운 국장은 “유가와 원자재 등의 수입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엔화 약세에 따른 충격이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올해 취업자 수는 43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5만명 늘어난 수준이다. 문제는 ‘고용의 질’이다. 한은은 대부분 늘어나는 일자리가 50대 이상 퇴직자들이 주로 찾는 자영업과 임시직, 서비스 분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5%에서 2.3%로 하향조정됐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 전망 하향조정 이유로 “지난 4분기 농산물 작황이 의외로 좋아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떨어지는 바람에 기저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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