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잔액 66억7000만달러
중국계 은행 위안화 상품 출시 영향
중국계 은행 위안화 상품 출시 영향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가운데 위안화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넉달 동안에만 위안화 예금 잔액 규모가 20배 이상 늘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12월 말 거주자외화예금 현황’을 보면,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잔액은 12월 말 현재 484억4000만달러로 전달 말에 견줘 1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또는 외국기업 등이 외국환 취급 은행에 든 예금 총액을 말한다.
12월 중 전체 외화예금은 소폭 줄었으나 통화별로 보면 중국 위안화 예금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위안화 예금 잔액은 8월까지만 해도 3억1000만달러로 전체 외화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8%에 불과했으나 9월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12월 말에는 66억7000만달러로 비중이 13.8%로 커졌다. 특히 11월에 25억3000만달러, 12월에는 25억달러씩 늘어나며 두달 동안에만에만 원화로 환산한 증가액이 약 5조3000억원에 이른다.
한은 자동이동분석팀 정진우 과장은 “지난해 9월 이후 국내 진출한 중국계 은행들이 위안화 예금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위안화 예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위안화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상품을 잇따라 출시한 것도 위안화 예금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위안화 예금은 국내 은행의 일반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과 함께 위안화의 평가 절상을 통한 차익거래(환차익 기대) 유인이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손실 위험도 있다.
위안화 예금에 돈이 몰리면서 달러화 예금은 12월 중에 29억달러나 줄었다. 한은은 기업들의 수입대금의 달러화 결제가 연말에 집중되는 등 계절적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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