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접대비 비율 0.41% : 0.08%
‘을’ 중소기업, 일감 따내려 지출 커
‘을’ 중소기업, 일감 따내려 지출 커
국내 기업들이 한 해 동안 지출하는 ‘접대비’ 규모가 7조원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대기업 전문 사이트인‘재벌닷컴’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통계청, 중소기업청이 집계한 기업실적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으로 국내 전체 기업 접대비는 6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상인 종업원 1인 이상 국내 기업 360만2476개사가 올린 매출액 3450조8000억원의 0.19%에 달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 집계된 접대비는 기업 재무제표 계정상 판매관리비에 속한 접대비 금액이고, 국세청이 세법상 적용하는 접대비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고 재벌닷컴은 밝혔다. 2012년 이전 전체기업 접대비는 2009년 5조6000원, 2010년 6조1000억원, 2011년 6조4000억원이었다.
접대비 지출 규모와 비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차이가 많이 났다. 대기업의 접대비는 2009년 1조5000억원, 2010년 1조60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1조8000억원으로 늘기는 했지만, 매출액 대비 비율은 2009년과 2010년 0.09%에서 2011년과 2012년 0.08%로 줄었다. 반면, 중소기업의 접대비는 2009년 4조1000억원에서 2012년 4조8000억원으로 늘었고, 매출액 대비 접대비 비율은 2009년 0.43%에서 2011년 0.4%로 줄었다가 2012년 0.41%로 다시 늘었다. 매출액 대비 접대비 비율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5배 이상을 지출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이는 대략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제도상의 원인이다. 법인세법상 대기업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접대비 비율 한도가 중소기업보다 더 적다. 두번째로는 중소기업이 을(약자)의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재벌닷컴은 “시장 경쟁구도에서 대부분 을의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이 일감을 수주하기 위해 대기업보다 더 많은 접대비를 지출하고 있다”며 “높은 접대비 부담은 결국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이 제조업보다 접대비 부담을 많이 했다.
2012년 접대비 지출을 보면 제조업 2조4000억원, 비제조업은 4조2000억원이었다. 재벌닷컴은 “비제조업은 제조업보다 계약할 때 협상력에서 더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기원 기자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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