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닷컴 122곳 대상 조사
대표적 규제대상 꼽힌 삼성SNS
SDS와 합친뒤 이재용 지분 하락
총수일가 지분 매각한 곳도
대표적 규제대상 꼽힌 삼성SNS
SDS와 합친뒤 이재용 지분 하락
총수일가 지분 매각한 곳도
정부가 공정거래법령을 개정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기로 했지만, 상당수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이미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정보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20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122곳을 대상으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지난해 10월 이후 경영변동 사항을 조사해보니, 20곳 가량이 합병이나 총수 일가족 지분 감소 같은 방법을 통해 규제 대상에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5조원 이상 43개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중 총수가족 지분과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14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기 행위가 금지된다. 또한 합리적 고려나 비교없는 상당한 규모의 내부 거래도 금지되는데, 상품·용역의 연간 거래총액이 거래상대방 매출액의 12% 미만이고 200억 미만이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인 삼성에스엔에스(SNS)를 삼성에스디에스(SDS)와 합병하면서 규제 대상에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재벌닷컴은 밝혔다. 네트워크 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인 삼성에스엔에스는 이 부회장이 45.6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내부거래 비중이 2012년 기준으로 55.62%(2834억원)에 달해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기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합병 이후 이 부회장의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율이 11.25%로 변해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엠코도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하면서, 총수 일가 지분율이 16.4%로 떨어져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허창수 지에스(GS)그룹 회장 친척이 대주주로 있던 에스티에스(STS)로지스틱스와 승산레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일가족이 대주주인 신록개발과 부영시엔아이(CNI)도 계열사 간 합병으로 규제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재벌닷컴은 밝혔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도 쓰인다.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과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형제는 15%씩 지분을 보유하던 시스템통합(SI)업체 디케이유엔씨의 지분 전량을 지난해 11월 81억원을 받고 유니온스틸에 매각해 규제를 피하게 됐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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