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단순체험형은 머지않아”
대학생 김아무개씨는 친구들과 함께 가수 박아무개씨의 콘서트에 갔다. 콘서트홀에서 제공하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고글 형태의 헤드셋)를 착용했다. 공연이 한창 진행될 무렵, 가수가 김씨에게 다가와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고, 노래를 한 곡 불러줬다. 콘서트가 끝난 뒤 김씨가 이런 사실을 자랑하자, 친구들도 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그제야 김씨와 친구들은 자신들이 ‘대체현실’을 경험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어디부터가 가짜 현실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영화 <토탈 리콜>처럼 인간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주입해서 가상공간의 경험을 실제 체험으로 인식하게 하는 ‘대체현실’이 산업으로 성큼 다가올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21일 대체현실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펴낸 보고서를 보면, 앞으로 5~10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하다. 대체현실이 구현되려면, 정보통신(IT)기기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기존 가상현실 기술이 현실에 근접할 정도로 성숙해야 하고, 인지·뇌과학과의 융합도 뒷받침돼야 한다. 최광훈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상현실 기술발전 전망에 근거해서 보면, 오감을 포함한 완전한 대체현실 구현은 2030년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청각·촉각 위주의 단순체험형은 5~10년 내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가상현실은 스크린골프 등을 떠올리면 된다. 가짜와 진짜 현실을 구별할 수 있다는 점이 대체현실과의 차이다. 가상현실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1380억달러인데, 2030년이 되면 1조4367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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