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북새통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24일 낮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내 롯데카드센터에서 고객들이 카드 재발급, 해지 등 업무를 보기 위해 상담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증가세 주춤하다 어제 400만건 넘어
정부의 애초 공언과 달리 카드 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객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마련된 롯데카드센터에는 24일 오후에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불안감 때문에 롯데카드를 해지하거나 재발급받으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롯데카드는 케이비(KB)국민카드, 엔에이치(NH)농협카드와 함께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카드 3사에 포함돼 있다.
롯데카드센터에서 안내하는 직원은 “재발급 신청을 하려면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며 “새로 생긴 자동 재발급 번호로 전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기다리던 민원인들은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으니 직접 찾아오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있다. 롯데카드는 이날 카드 민원이 계속 이어지자, 카드 재발급만 따로 해주는 자동응답 전화번호(1899-2700)를 새로 만들어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자동응답 전화는 재발급만을 해주기 때문에 카드를 해지하려면 누리집이나 영업점을 방문하든지, 아니면 기존 콜센터로 전화를 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3사의 카드 해지와 재발급 요청 일별 건수는 지난 2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각각 77만3000건과 97만3000건에서 22일 오후 6시 기준으로 133만1000건과 164만9000건으로 급증했다가 23일 오후 6시 기준으로 125만8000건과 218만2000건으로 다소 둔화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4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카드 3사의 해지와 재발급 요청 건수는 각각 153만6800건과 266만5000건으로 전날 기록을 뛰어넘었다. 카드 해지와 재발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고객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카드를 해지하거나 재발급받는다 하더라도, 유출된 정보로 인한 또다른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아무개(33)씨는 “국민카드를 이번 기회에 아예 해지하려고 콜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20분을 기다리라는 안내 멘트가 나와서 콜센터 연결은 포기했다”며 “대신 누리집에 들어가서 해지했다”고 말했다. 이아무개(35)씨는 “이번 기회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들을 해지했다”며 “개인정보가 유출된 국민은행과 농협에 적금과 예금이 있는데 그대로 놔둬도 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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