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이미 오른 데 이어
농심·롯데칠성·삼립식품 등
식음료 가격 줄줄이 올려
농산물 가격 반등 예상되고
공공요금 상승압력도 커져
물가상승 압박 요인 곳곳에
농심·롯데칠성·삼립식품 등
식음료 가격 줄줄이 올려
농산물 가격 반등 예상되고
공공요금 상승압력도 커져
물가상승 압박 요인 곳곳에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식음료 업체들이 설 연휴가 끝나자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기 시작했고, 일부 공공요금은 이미 올랐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집세와 농산물 등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들도 도처에 널려 있어 1년 넘게 이어지던 저물가 기조가 막을 내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10일부터 칠성사이다(8.3%)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5% 인상했다. 농심은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류와 즉석밥, 음료 등 가격을 지난 7일부터 평균 7.5% 올렸다. 롯데리아와 삼립식품 등도 이번 주말부터 제품 가격을 올린다. 도시가스와 상·하수도 요금,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이 오른지 얼마 안 돼 식음료 제품 가격까지 오르게 돼 가계의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됐다. 이런 소비자 물가 상승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1.7%에서 하반기 2.8%로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1.3%)은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은은 최근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2013년 12월 물가 상승률이 전년 말월 대비로 3.0% 상승하여 전년 말(1.1%) 수준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져 올 연말에는 더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은 곳곳에 널려 있다. 지난해 하락세를 기록했던 농산물 가격의 반등과 전월셋값 오름세 등으로 공급 측면의 상승 압박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공요금도 물가 불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공공요금은 도시가스·상하수도·교통요금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올해도 지방자치단체별로 상승 압력이 크다. 통계청 집계를 바탕으로 한은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05~2009년 공공요금의 평균 상승률은 2.8%, 2010~2013년은 1.5%였다. 요금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공공기관 부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부채부담 완화를 위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원가보상률이 낮은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요금인상 압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명박 정부 때 ‘가격 통제’로 눈치를 봐왔던 내수 기업들이 제품가격 인상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가계에 적잖은 주름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연말부터 오리온, 해태제과, 롯데제과 등 주요 식음료 업체들이 제품값을 올렸다. 업체들은 “그동안 정부의 물가정책에 적극 부응해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원가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올리게 됐다”고 설명한다.
소비자단체 쪽은 “최근 3년간의 원재료 시세는 대체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격 인상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매달 생활필수품 가격을 조사·분석해온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말 연시를 틈타 개별 원재료의 가격 추이를 알지 못는 소비자 약점을 이용해 손쉽게 값을 올려 마진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대선 유신재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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