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오를만한 주식은 사고
내릴만한 주식은 공매도 병행
종목따라 수익률 차이 주의
내릴만한 주식은 공매도 병행
종목따라 수익률 차이 주의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오랜기간 지속되면서 ‘롱쇼트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롱쇼트 펀드는, 매수(롱) 일변도의 일반 주식형펀드와 달리, 가격이 오를만한 주식은 사고 내릴만한 주식은 공매도(쇼트)하는 전략을 더한 펀드다.
펀드평가사 ‘케이지(KG)제로인’ 조사 결과, 지난 6일 기준으로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인 롱쇼트 펀드 17개의 연초 후 수익률은 0.08%, 최근 1년 수익률은 4.67%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연초 후 5.97%, 최근 1년 2.42% 각각 하락했고, 전체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각각 -6.05%, -1.72%로 부진했던 것에 견주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롱쇼트 펀드는 일반적으로 주가의 움직임이 비슷한 두 종목(업종)을 이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이 높은 편이 아니다. 증시가 활황세라면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당연히 더 높겠지만, 지난해 이후 박스권에 갇힌 시황이 지속되면서 롱쇼트 전략의 수익성이 돋보이고 있는 것이다.
케이지제로인이 지난 6일을 기준으로 35개 롱쇼트펀드를 대상으로 자금 유출입을 조사해 보니, 지난해 1월 순유입된 자금은 192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1월 순유입 자금은 28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주식형 펀드는 유형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왔지만 롱쇼트 펀드에는 총 1조5000억원이 몰렸다.
올해에도 한국 주식시장은 큰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도 않기 때문에, 여전히 롱쇼트 전략의 강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같은 롱쇼트 펀드라 하더라도 선택 종목과 전략, 매니저의 성향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케이지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기준으로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롱쇼트 펀드(6일 기준)는 ‘미래에셋인덱스헤지A’로 4.46%였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5.09%였다. 수익률 최하위 펀드는 ‘신영아이젠60’으로 -1.8%였다. 다만 1년 수익률은 3.27%로 나쁘지 않았다.
롱쇼트 전략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애용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국내 헤지펀드의 경우, 고평가 종목은 매수하고 저평가 종목은 공매도하는 ‘주식 롱쇼트’(Equity Long Short)가 주류를 이룬다. 한 펀드 매니저는 “해외 헤지펀드에서도 주식 롱쇼트가 전체의 30% 정도지만 국내에서는 70%에 이른다. 해외펀드는 거시경제 지표나 인수합병 재료에 따라 운용하는 곳들이 많지만, 한국시장은 그런 재료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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