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회복세 지속되지만
신흥국 영향받을 가능성 상존”
신흥국 영향받을 가능성 상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2.50%인 기준금리를 2월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25%포인트 인하된 뒤 아홉달째 묶여 있다.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외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지만, 대외 위험 요인이 여전해 아직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김중수 총재는 금통위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때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내 경기가 추세치를 따라 회복세를 지속했다”면서도 “세계경제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와 일부 신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를 조정하기에는 불안한 대외 여건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여파에 따른 신흥국 시장의 불안에 대해 김 총재는 “신흥국마다 동일하지 않겠지만 테이퍼링은 예견돼온 일이고 대처 능력도 과거와 달라 시간이 갈수록 변동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에서도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제조업 생산은 전달 대비 3.5% 증가했고 설비 투자도 5.2% 늘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1.3%, 건설투자는 7.4% 감소했다. 1월 중 수출은 영업일수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0.2% 줄었으나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국내외 긍정적 요인과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와 인상에 대한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금리 인하 요구는 경기부양의 불쏘시개 구실을 기대해온 정부·여당에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기 회복세와 경제 지표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도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선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보다 인상에 무게를 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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