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순유출액보다 많아
이달 중순부터 펀드환매 줄어
이달 중순부터 펀드환매 줄어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한 이후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시장 조사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9일까지 신흥국 채권형·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규모는 308억4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순유출된 규모 308억2000만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신흥 시장의 자금 유출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1월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에서 통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신흥국 위기 우려가 커진 데서 주로 비롯됐다.
이런 현상은 이달 중순 들어서부터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달 전만 해도 주간 63억달러가 신흥국 주식에서 환매되었지만, 2주 전에는 30억 달러, 이번 주에는 그 절반인 15억 달러가 환매되는 등 ‘유출량’이 줄고 있다”며 “신흥국 주식형 펀드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 환매가 줄고 있어 신흥국 위험이 상장지수펀드(ETF)를 타고 국내에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고 말했다.
신흥 시장 불안 자체가 줄어든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은 신중한 의견이 많다. 골드만삭스는 외환보유액이 적은 국가들의 취약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경제성장과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기 전까지는 신흥국 전반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이상원 연구원은 “일부의 긍정적 평가에도 최근의 금융불안이 당분간 신흥국 부진을 심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비교적 안전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나 국제 금융시장 불안시 변동성이 동반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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