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전 메리츠 금융지주 회장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1년여 만에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할 예정이다. 조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지주 대표이사와 계열사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난 뒤 6월 ‘과다 보수’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조 전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으로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냈다. 지주 최대주주(지분율 74.42%)인 그는 지난해 4월까지 금융지주,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화재 등에서 등기임원으로 회장직을 맡으면서, 2012년 한 해에만 모두 89억원의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국 월가 투자은행 최고경영자 보수 수준과 맞먹는 수준으로, 지난해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소환될 뻔하기도 했다. 조 전 회장은 현재 미등기로 증권 회장직만 맡고 있는데, 21일 열리는 금융지주 주총에선 다시 금융지주 대표이사로 복귀할 전망이다. 현 대표이사인 원명수 부회장은 앞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전 회장은 금융지주를 다시 오너 체제로 돌리면서, 증권·화재 등에서는 대표이사직을 맡지 않는 것으로 교통정리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금융지주에선 등기이사를 맡고, 다른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꾸릴 것 같다”며 “보수 공개를 피하기 위해 등기임원직을 피했다는 오해를 소명하고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 차원의 결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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