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신한·KB 이달 주총
34명 가운데 14명 교체키로
신임 후보들도 경영진과 친분
‘또 거수기 그칠 것’ 우려 여전
34명 가운데 14명 교체키로
신임 후보들도 경영진과 친분
‘또 거수기 그칠 것’ 우려 여전
4대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들을 대거 교체하기로 했다. 우리금융·하나금융(21일)을 시작으로 신한금융(26일), 케이비(KB)금융(28일)이 주총을 열어 전체 사외이사 중 40% 가량을 바꿀 계획이다.
사외이사진의 대폭 물갈이는 새 경영진의 지배력 강화라는 측면과 실적 악화, 금융사고 등 회사 경영을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 추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사외이사의 독립성 문제와 거수기 역할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신임 사외이사 대부분이 경영진과 친분이 두터운 관계다.
이번 주총에서 4대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34명 가운데 교체 대상은 14명에 이른다. 외형적으로 보면 이사회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케이비금융에서는 어윤대 전 회장 쪽 인사로 분류됐던 배재욱 변호사 등 3명이 빠진 자리에 조재호 서울대 교수, 김명직 한양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교수가 추천됐다. 금융권은 임영록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임 사외이사 3명 모두 경영진은 물론 금융 당국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로 선정돼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명의 사이외사 중 대학교수만 6명인 편중된 인적 구성도 문제로 꼽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케이비국민은행지부는 최근 사외이사 적격성 평가 결과 9명 중 5명이 ‘부적격 사외이사’로 판단돼 주총에서 퇴출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혀 영향력을 확대하고 의사결정권을 장악하려는 후진적인 지배구조의 행태가 반복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 가운데 4명을 교체한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정창영 전 코레일 사장, 김인배 이화여대 교수, 윤종남 법률사무소 청평 대표변호사,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이다. 매각 추진 중인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수를 7명에서 6명으로 줄이면서 4명을 교체한다. 신한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윤계섭·이정일 이사 후임으로 이만우 고려대 교수와 정진 진코포레이션 회장을 추천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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