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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장롱 속 돈’ 역대 최고

등록 2014-03-17 20:11수정 2014-03-17 21:17

가계 부채부담에 지출 줄여
잉여자금 3.6조 증가한 87조
자금순환표 작성 이래 최고
기업도 설비투자 부진 지속
자금부족 규모 20조원 줄어
“내수부진 부작용 커” 우려
지난해 가계가 쓰지 않고 쌓아놓은 잉여자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득은 늘었지만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소비 욕구가 떨어지면서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경기로 설비투자 부진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부족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17일 내놓은 ‘2013년 중 자금순환표(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87조원으로 전년보다 3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잉여자금은 각 경제 주체의 자금운용에서 자금조달 규모를 뺀 차액으로, 소비하는 데 쓰지 않고 갖고 있는 여유 자금을 뜻한다. 가계 잉여자금이 87조원까지 올라간 것은 한은이 자금순환표를 작성한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금순환표에서 가계는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며, 비영리단체는 소비자단체와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등이다.

가계의 잉여자금이 늘어난 것은 소득에 비해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소득이 늘었지만 부채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지출을 줄인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금융자산이 묶이면서 가계에 머무는 돈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돈을 쓰지 않기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비금융법인기업의 자금부족 규모(-39조7000억원)는 전년(-59조8000억원)보다 20조원 넘게 줄었다. 외형상 기업의 자금사정이 나아진 것 같지만, 이는 설비 투자가 부진한 탓이 크다. 자금부족 감소는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못찾고 현금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기업들의 자금부족 규모는 2004년(-29조4000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일반정부(중앙+지방)의 자금잉여 규모(16조8000억원)는 세수 부진 등 영향으로 전년보다 6조4000억원 줄어들었다. 과도한 부채와 불확실한 경기로 가계와 기업 모두 소비와 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세수 부족에 직면한 정부는 정작 쓸 돈이 부족한 셈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총 금융자산은 전년 말보다 5.1% 증가한 1경2248조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가계와 기업, 정부 등 비금융 부문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부채)은 1697조7000억원으로 97조6000억원 늘었다. 비금융 부문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1.45배로 전년 말(1.44배)보다 소폭 상승했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배율도 2.14배에서 2.16배로 높아졌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구입을 보류하거나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금융자산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으로 소비 지출을 줄이면서 자산이 늘어나고 있어 내수 부진 등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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