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2개 기업 슈퍼 주총데이
효성 사내이사 60% 조 회장 친족
CJ 이재현 회장, E&M 등 3곳서 사퇴
메리츠금융지주 조정호 회장 복귀
효성 사내이사 60% 조 회장 친족
CJ 이재현 회장, E&M 등 3곳서 사퇴
메리츠금융지주 조정호 회장 복귀
21일 에스케이(SK), 효성, 씨제이(CJ)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모두 662개 기업들이 정기 주총을 개최해 ‘슈퍼 주총 데이’라 불린 이날 주요 관심거리는 횡령이나 배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거나 재판 중인 재벌 그룹 오너들의 등기이사 진퇴였다.
조석래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효성은 이날 주총에서 조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 이상운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조 회장의 3남인 조현상 부사장도 등기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사회책임투자 컨설팅업체인 서스틴베스트는 주총에 앞서 “효성 사내이사 5명 가운데 3명인 60%가 최대주주인 조석래 회장의 친족으로 구성되는데, 이 지배주주 일가는 노틸러스효성·더클래스효성 등을 통해 부당 주식거래, 회사기회 유용을 한 이력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검찰이 올 1월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등을 분식회계를 통한 조세포탈 및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중이다. 효성은 조 회장 등 사내이사들이 조세포탈과 횡령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받는 연봉 기준인 이사 보수한도를 지난해 7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늘렸다.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씨제이 이재현 회장은 이날 임기가 만료된 씨제이이엔앰(E&M) 등 3곳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씨제이 등 4개 계열사에 대한 등기이사직은 유지했다. 앞서 지난 20일 에스케이는 횡령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최태원 회장이 에스케이와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에서 빠진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고액연봉 논란에 휩싸였던 메리츠금융지주 조정호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사내 등기이사로 재선임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조 회장은 2012년 한 해에만 모두 89억원의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지난해 4월 지주 대표이사와 계열사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케이티(KT)는 이날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 총액을 6억원 줄이는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에서 사외이사 선임 반대의견을 냈던 김종구 전 법무부장관의 이사 선임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김 전 장관이 2002~2009년 씨앤에이치 사외이사로 근무하면서 마지막 3년간 출석률 56%를 기록한 점을 들어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조기원 이완 이순혁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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