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온실가스 규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재계 입김에 후진

등록 2014-03-23 21:51수정 2014-03-23 22:28

MB정부때 추진…내년 1월 시행예정
현대차 “새 규제 신중해야” 요구에
정부 “전면 재검토” 규제완화로 선회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를 계기로 종전에 등록된 규제는 물론이고, 앞으로 신설될 규제가 설 자리도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에 도입될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가뜩이나 재계 입김에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봉착한 상태라서, 규제개혁 분위기에 휩쓸릴 경우 제도 설계가 한층 더 완화될 수 있다.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는 자동차를 살 때 차종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소비자에게 부담금을 걷거나 보조금을 주는 내용으로 돼 있다.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국내 자동차 소비문화를 개선해, 국제사회에 공언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의 중·대형차 비중은 72%로, 프랑스(26%)나 영국(34%), 일본(30%) 등의 두 배를 웃돈다. 경·소형차에 견줘 중·대형차는 온실가스를 1.4~2.6배 더 배출한다.

저탄소차 협력금제 도입을 위한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은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다. 관련 업계의 사정을 고려해, 2013년 하반기로 예정됐던 시행 시기는 2015년 1월로 미뤘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되기 시작해 공청회, 간담회를 숱하게 거친 끝에 가까스로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법 개정 과정에서 의견 수렴 절차를 뒀음에도 재계 쪽은 시행을 1년 남겨놓은 현시점에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중·대형차 판매 비중이 큰 현대차의 박광식 부사장은 1월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 30대 그룹 투자·고용간담회에서 “규제 완화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규제가 신설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도 1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도입하지 말자는 것이 공식 의견”이라고 못박았다.

한달여 뒤인 3월 초에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며 업계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엔 막 회생한 외국인투자기업(쌍용차)이 어려움을 겪어서야 되겠느냐는 논리가 더해졌다.

업계는 이 제도를 반대하면서 국산차 역차별을 불러온다거나 자동차 생산국 어디서도 시행하고 있지 않다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 자료를 보면, 일부 디젤 승용차 부문에서 국산차가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담금 구간의 비중은 국산차(33.6%)에 견줘 수입차(51.4%)가 더 높다. 이미 자동차 생산국인 프랑스에선 2008년 유사 제도인 ‘보너스-맬러스’ 제도가 도입돼, 저탄소차 소비가 종전보다 46.3% 증가하고 연간 24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럽연합은 2020년부터 탄소 배출량 기준을 ㎞당 95g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 차 업계도 중·대형차 위주의 이익구조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부담금 상한액(700만원)과 구간 기준(부담금-중립-보조금)을 애초보다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상태다. 이런 덕분에 국민 중형차로 불리는 쏘나타도 부담금을 내지 않는 중립 구간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안팎에선 “고급 대형차의 경우엔 가격탄력성이 낮은 편이어서, 상한액을 낮추거나 쏘나타가 부담금 구간에 포함되지 않는 등 제한적으로 시행되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환경부는 기획재정부·산업부와 함께 완화된 세부 시행방안을 다음달 내놓을 예정인데, 일련의 규제개혁 분위기 속에서 주무 부처의 목소리를 높이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