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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겁많고 소심한 사람 가치투자에 적합해”

등록 2014-03-24 20:12수정 2014-03-25 10:20

이채원 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이채원 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인터뷰 l ‘가치투자 전도사’ 이채원 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위험 무한대인 고스톱보다는
관리되는 포커가 성격과 맞아”
“지금은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더 저평가됐다.”

가치투자의 전도사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시장이 2~3년 주기로 움직이는데 이제는 대형주 저평가 국면으로 다시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최근 펀드 평가사인 케이지(KG)제로인이 주최한 ‘2014 대한민국 펀드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았다. 2년 연속 수상이며,‘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인 연간 19.4%를 기록한 펀드로 선정됐다. 2012년 연간 수익률은 20.79%였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06년 설립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창립멤버로, 가입 뒤 3년 이전에 환매하면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10년투자 펀드 운용을 이끌어왔다. 그는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는데 가치투자는 한마디로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사서 적절한 시기에 매도하는 전략이다. 위험을 줄이는 데 방점이 찍힌 투자전략으로, 그는 자신의 성격도 그렇다고 말한다.“나는 고스톱을 좋아하지 않는다. 고스톱은 내가 ‘피박’을 쓰고 상대가 ‘고’를 부르면 위험이 무한정 늘어난다. 하지만 포커는 죽으면 된다. 위험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을 나는 싫어한다.”

그는 10년투자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거둔 배경이 최근 성장이 정체돼 있는 시장 상황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운이 좋았다. 2007년부터 주식 시장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아, 단기 투자로는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장이었다. (상승과 하락이 제한된) 위 아래가 막혀 있는 시장이다. 장기 가치투자 매매한 사람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이었다. 경기가 좋아서 대형 성장주 위주 장세일 때 우리 펀드 수익률은 좋지 못했다. 2009년에만 하더라도 (우리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상위 90% 정도밖에 들지 못할 정도로 그리 좋지 않았다. 이제 세상이 바뀌어 (다시 대형 성장주 위주 장세가 온다면) 우리는 다시 덜 벌 것이다.”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하는 방법은 특별한 것이 없다. 분석하고 발로 뛰는 것이라고 했다. “분기마다 수익가치는 주가수익비율(PER), 자산가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가지고 측정해서, 괜찮은 종목 각각 100개씩을 선정한다. 선정해보면 주요 종목은 대부분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종목이지만 빠져 있는 종목 위주로 탐방을 나간다. 우리 인력이 17명 정도인데 이 중 10명이 연간 1500회 이상 기업 탐방을 나간다.”

탐방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기업이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말했다.“유가가 오르든 말든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든 말든 자기 이익을 지킬 수 있는 기업 말이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가 그런 기업이다.”

지배구조도 유의해서 본다. “대주주의 이익방향성과 소액주주의 이익방향성이 같냐를 본다. 최악의 지배구조는 대주주 지분이 10% 이내로 낮은데도 대주주가 회장 직함을 갖고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기업이다. 우리는 대주주 지분이 많은 기업을 선호한다.”

최근엔 대형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2011년부터 중소형주 상승이 가팔랐으니 이제 거의 3년이 돼 간다. 시기적으로 보면 (중소형주 강세 시장은) 거의 다 왔다고 본다. 지금은 비싼 중소형주가 더 비싸지는 추세다. 예전 중소형주들 주가수익비율이 5배에서 10배로 뛰는 시장이었다면, 지금은 20배 짜리가 30배로 뛰는 식이다. 너무 쏠리고 있다. 제조업은 별로고 엔터테인먼트와 카지노, 이런쪽으로 너무 쏠리고 있다. 대형주 주가순자산비율이 과거 평균보다 20~30%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우리 펀드에서 중소형주 비중을 줄여나가서, 지금은 대형주 편입 비중이 더 높다.”

최근 시장의 각광을 받고 있는 롱숏 전략(오를 만한 주식을 사고 내릴 만한 주식은 공매도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싼 주식을 찾는 것도 힘든데 앞으로 내릴 주식까지 분석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겁많고 소심한 투자자가 가치 투자에 적합하다”고 했다. “주식은 생물과 같아서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10~20년 투자했을 때 가장 수익률이 높은 것도 주식이다. 최소 10년은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복리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 환경에 대해선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는 양면이 있다. 양적완화 축소를 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악재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기가 상승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호재다. 당분간은 경기가 아주 좋아지지도 아주 나빠지지도 않을 것 같다. 결국은 저평가된 주식의 가격이 나쁜 뉴스에 내릴 때 매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전략이지 않을까 싶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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