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설영흥 없는 중국 현대차, 다시 속도 낼까

등록 2014-04-13 20:27수정 2014-04-14 08:46

설영흥 전 현대·기아차 중국사업 총괄 부회장
설영흥 전 현대·기아차 중국사업 총괄 부회장
설 전 부회장의 실세 인맥 힘입어
중국 진출 10여년만에 급성장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힘 잃어가
충칭 제4공장 허가도 지지부진
“후진에 물려줘도 공백 없을것”
후임에 최성기 베이징현대차 사장
중국은 5년 전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엔 2198만대가 팔렸다. 2016년이면 승용차 수요만 연간 2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현대차는 2002년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를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해 11년 만인 지난해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1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와 3강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현대 속도’는 설영흥(69) 전 현대·기아차 중국사업 총괄 부회장이 이끌었다.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던 정몽구(76) 현대·기아차 회장이 그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정 회장이 1960년대부터 알고 지낸 설 전 부회장은 중국 실세들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중국 진출을 도왔고, 2004년 부회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중국 사업과 관련해 사실상 전권을 위임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설 전 부회장의 ‘관시’(중국 정·관계 인사와의 인맥)는 중국 지도부의 세대교체와 더불어 힘을 잃는 듯했다. 2012년 9월 베이징현대차 3공장 준공식이 중국 쪽 고위인사들의 불참으로 연기되면서 설 전 부회장의 중국 인맥이 끊어졌다는 설마저 퍼졌다. 11일 설 전 부회장이 갑자기 사표를 내면서 현대차가 쓰촨성 충칭시에 추진해온 중국4공장 건설에 문제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달 27일 충칭시와 자동차사업 전략합작 기본합의서를 체결했지만, 아직 중국 중앙정부는 승인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원래 베이징에 4공장 건설을 추진했지만, 합작사이자 설 전 부회장과 인맥이 두터운 베이징자동차가 자체 베이징공장에서 독자 브랜드 생산을 추진하면서 4공장 예정지를 충칭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도 충칭 4공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허가가 지지부진하자 설 전 부회장의 입지는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 105만대 규모의 1~3공장 등을 갖춘 현대차는 30만대 규모의 충칭 4공장을 세우면 2016년께 연산 150만대 규모로 커진다. 기아차까지 포함하면 230만대 생산체제가 된다. 현대차는 충칭 4공장 건설계획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 경쟁사인 폴크스바겐은 140억유로(20조여원)를 들여 2016년까지 4개 공장을 늘려 420여만대 생산능력을 갖추려 하고 있다. 지엠도 110억달러(11조여원)를 쏟아부어 2015년까지 380만대 생산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중국에 4개 공장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닛산·혼다·도요타도 공장 증설에 나섰다.

현대차 안팎에선 설 전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다음 세대가 중국사업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설 전 부회장이 10여년간 중국에서 여러 공장을 설립하면서 시스템이 안착됐다. 중국 정·관계와의 네트워크 역시 설 전 부회장이 쌓아둔 시스템이 있어서 후진에게 물려줘도 업무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 전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현대차 쪽에서 시진핑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로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전 부회장 후임으로 현대·기아차 중국사업 총괄 담당을 맡은 최성기(64) 베이징현대차 사장은 주로 중국 정·관계 인사를 상대하는 대관 업무를 수행하며 관시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 사장은, 2007~2009년 정의선(44) 당시 기아차 대표이사가 중국사업에 공을 들일 때 기아차 중국사업본부장, 둥펑웨다기아차 총경리 등을 지낸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정의선 부회장의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의 중국사업에서 정 부회장의 입지가 더욱 확대되면서 그룹 승계를 뒷받침하게 될 것으로 재계에서 관측하는 이유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