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권 경쟁 치열
할인점들의 ‘24시간 영업’과 ‘가격인하’ 전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최근 할인점들이 ‘블루오션’이 될만한 상권을 더이상 찾지 못하고 다른 경쟁사 점포들이 이미 들어선 ‘레드오션’에 발을 들이밀고 있다. 롯데마트 안산점, 홈플러스 강서점, 이마트 죽전점 등이 모두 비슷한 사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 가양점이 24시간 영업을 시작한 데 이어 8일 개점한 홈플러스 강서점과 롯데마트 안산점도 24시간 영업으로 긴 밤을 밝히고 있다.
이마트는 심야영업의 낮은 수익성과 중소 자영업자의 상권 약화 등을 들어 최근까지 24시간 영업 확대에 거리를 둬왔다. 실제로 이마트 이경상 대표는 선두업체로서 ‘출혈경쟁’에 대한 부담감을 내비친 적도 있다. 그러나 이마트 가양점은 홈플러스가 1㎞ 남짓 거리에 강서점을 내고 경쟁상권에 뛰어들자 ‘종일 영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가양점은 지난달 25일부터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으며, 이로써 국내 75개점 가운데 5곳이 종일 영업을 하게 됐다.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24시간 영업에 좀더 적극적이다. 홈플러스의 이승한 사장은 “영업시간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어긋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 강서점을 비롯해 37개점 가운데 31개점이 24시간 영업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개점 이전 주변 고객 설문조사는 물론 야간 유동인구 분석을 거쳐 수요가 있으면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안산점 등은 거리가 좀 있어서 종일영업을 접어뒀지만, 서울 서부권에선 한판 싸움이 불가피하다”며 “가격인하 경쟁과 각종 고객행사 전쟁도 한동안 이어질 듯 하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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