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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건희 ‘출근경영’ 첫날, 삼성생명 지분 한꺼번에 이동…지주회사 전환 주춧돌 놓기?

등록 2014-04-23 19:53수정 2014-04-24 09:30

삼성계열사들, ‘생명’ 주식 대량 처분
삼성카드, ‘화재’ 주식 ‘생명’에 매각

지배구조 변화에 운신폭 넓어져
금융-비금융 헤쳐모이게 될 것
삼성전자 그대로…단기변화 쉽잖아
1957년 설립돼 2013년 미국 <포춘>지 ‘글로벌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삼성생명보험은 단순히 잘나가는 보험회사가 아니다. ‘삼성에버랜드(19.3%)→삼성생명(7.6%)→삼성전자(37.5%)→삼성카드(5%)→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주된 순환출자구조의 중심축에 있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회사다.

지난 22일 증시가 끝난 오후, 삼성생명과 얽혀있는 계열사의 주식들이 한꺼번에 움직였다. 삼성전기와 제일기획, 삼성정밀화학, 삼성에스디에스(SDS) 등 삼성 계열사 4곳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328만4940주(1.63%)를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하겠다고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비슷한 시각, 삼성카드는 삼성화재의 주식 전량(29만8377주, 0.63%)을 삼성생명에 매각한다는 공시를 냈다.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게 5개 회사가 설명한 공통적인 이유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에 더해 “삼성생명 주식은 계열사가 아닌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매각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해 삼성생명 쪽으로 들고 나는 지분은 1.64%, 0.63% 수준이다. 이건희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삼성생명의 지분이 51.1%에서 49.5% 선으로 살짝 낮아지고, 삼성화재에 대한 삼성생명의 지배력이 조금 더 강화(10.38→11.01%)될 뿐, 지배 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준의 변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23일 이를 “잔가지 정리”에 비유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75개 계열사 지분들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과정일 뿐, “크게 의미를 부여할 게 못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필 이건희 회장이 176일 만에 회사로 출근한 날 이런 조처가 이뤄졌기 때문일까. 삼성그룹이 지난해부터 빠르게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23일 증권가에선 삼성그룹의 ‘지주 회사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는 얘기들이 터져나왔다.

삼성전기 등 4개 계열사의 지분 매각으로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가 에버랜드 한 곳으로 축소된 게 이런 전망의 시발점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긴박한 변화 진행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조차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는 효과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생명→전자→제조계열사→생명’으로 이어지는 ‘작은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됐다는 점에 주목해 “삼성그룹이 전체적으로 금융과 비금융의 양대 지주로 헤쳐모이게 될 것”(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이란 얘기도 나왔다. 엔에이치(NH)농협증권의 김태현 애널리스트는 특히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 매입에 주목해 “삼성생명의 금융계열사 지분율 확대라는 측면에서 중간금융지주 등 각종 ‘금산분리 시나리오’가 재차 불거질 수 있는 이벤트”라고 봤다.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5.81%) 취득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지배구조 변화가 단기에 이뤄지긴 쉽지 않을 거란 얘기도 나온다. 지주회사 전환이나 금산 분리 이슈 양쪽에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걸쳐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6%를 해소하는 데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주당 140만원 선을 호가하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해소하려면 엄청난 비용(15조원 추산)이 든다”며 “이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 곳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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