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증가세 하락
수출은 꾸준히 증가
건설-설비투자 양극화 현상
2분기 소비회복 기대 어려워
수출은 꾸준히 증가
건설-설비투자 양극화 현상
2분기 소비회복 기대 어려워
경제가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는 좀체 늘지 않고 있다. 소비를 동력으로 한 ‘내수’가 아닌 수출을 중심으로 한 ‘외수’ 의존형 성장이 더 강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1~3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기(2013년 10~12월)에 견줘 0.9% 성장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는 3.9%여서, 이런 추세대로라면 한은이 지난 10일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를 찍는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24일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 증가는 소폭 낮아졌으나, 수출 증가가 꾸준히 이어졌다. 건설과 지식생산물투자(연구개발 등) 증가세도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출이 같은 기간 1.7% 증가하면서, 성장을 떠받쳤다. 또 바뀐 국민계정체계(유엔 2008년판)에 따라 연구개발투자(R&D)가 자산으로 잡히면서, 지난해 4분기에 견줘 7.5%나 증가했다. 이는 통계 개편에 따른 기술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주택 수요가 살아나면서, 건설투자도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기에 견줘 1.3% 감소하는 등 ‘투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경제의 가장 큰 축인 소비의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0.3% 증가에 그쳤다. 한은은 1~3월 소비 부진을 일시적 요인으로 설명했다. 정 국장은 “2월 추가납세액이 5800억원에 이르면서 연말정산 환급액(소득)이 감소했다. 1~3월 기온이 평년보다 1.6도 가량 높아 의류 및 난방용 전기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낮은 소비 증가율은 구조적 요인에 가깝다. 2012년 3분기 이후 민간소비 증가율은 항상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상했던 것보다 내수 침체가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로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한은의 새 국민계정(지출항목별 기준)을 보면,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1분기 55.7%에서 지난 1분기 48.8%로 무려 7%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계속 밑돌면서, 경제의 가장 큰 축인 소비의 비중이 줄고 있는 것이다. 강두용 한국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제가 회복 추세인 것은 맞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민간 소비는 둔화하는 모양새다. 가계의 소득이 조금 늘더라도, 대출 상환에 따른 부담 등이 본격화하면서 소비를 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민간소비가 상반기(1~6월) 2.9%(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1분기 실적을 봤을 때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계부채와 높은 전세값 등 구조적 소비제약 요인에 세월호 참사까지 겹쳐 2분기에도 소비의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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