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뉴스1
4월 소비자심리지수 108, ‘낙관적’ 상황
참사 이전만 반영, 현재 상황은 5월에
참사 이전만 반영, 현재 상황은 5월에
“소비는 심리다”. 소비가 심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주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심리적 충격을 받은 소비자들의 여행을 중심으로 한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8로 나타났다. 지수는 과거에 견줘 현재, 현재에 견줘 미래의 생활형편과 수입 및 지출, 경기 등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물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0년 동안 장기 평균치를 100(기준값)으로 해서, 100보다 크면 소비자 심리가 ‘낙관적’, 그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따라서 108을 기록한 4월 소비자심리는 낙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수치는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것을 떠올린다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수치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이 지수가 언제 조사됐는지를 보면, 답이 조금 나온다. 이 조사는 지난 11~18일 동안 전국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충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조사 결과라 할 수 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석달째 제자리 걸음이라는 측면에서 그리 좋게 볼 건 아니다. 지난해 9월 102를 기록한 지수는 1월에 109까지 올라갔다가, 2월부터 108에 머물러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크게 과거에 비춰 지금의 형편이 어떤가와 지금에 견줘 6~12개월 뒤 전망이 어떨지를 묻는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향후경기전망과 소비지출전망, 가계수입전망은 각각 -0.1, -0.3, -0.4씩 지수에 음(마이너스)의 효과를 보였다. 즉, 소비자들은 현재의 형편이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보지만, 그 이상으로 미래를 불확실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정문갑 한은 통계조사팀 차장은 “5월 조사에서는 세월호 참사 등의 영향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심리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수 조사 대상엔 임금소득자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등도 포함돼 있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 증가율이 둔화를 보인데 이어, 소비자심리지수 또한 미래를 중심으로 그리 좋은 모양새를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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